피해자들 및 가습기넷, 5일 오전 애경타워서 규탄 및 배상 촉구 기자회견 열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가습기넷이 지난 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대책 촉구 자전거 국토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가습기넷이 지난 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대책 촉구 자전거 국토종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유해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해 인명 피해를 낸 애경산업에 공식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은 5일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와 배상이 없다면 애경 제품에 대한 전국적 불매운동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애경산업은 ‘가습기 메이트’라는 제품을 170여만개나 판매한 재벌기업으로, 이 제품을 쓰고 현재까지 250명이 목숨을 잃는 등 모두 1416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지난 2011년 원인 모를 폐질환 사망사건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임이 드러난 지 8년이 됐지만 애경은 아직도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허위 과장 광고를 일삼던 애경과 SK케미칼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있던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조사조차 하지 않다가 2016년 8월 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했지만 공소시효와 처분시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형사 처벌이나 행정 처분을 피해 가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참사를 막지 못한 지난 정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도 살인기업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피해자들 편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애경이 숨기려 애쓰고 있는 참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과 많은 연구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유해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경이 만들어 판 가습기 메이트가 참사의 원인 가운데 하나임을 가리키는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며 “애경은 피해자들을 기만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가습기넷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6459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1415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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