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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소녀상에 침 뱉은 청년, ‘사과 대신 벌금’ 택했다
김승남 기자 (114@00news.co.kr)  2019. 07. 12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훼손되거나 조롱당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는 등 모욕적 행위를 했던 한국인 청년 4명 중 일부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를 끝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는 이 같은 태도는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녀상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과 시민 의식이 자리잡을 때 비로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과 아픔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지난 3월1일 충북 다섯 번째 평화의 소녀상이 충주시 성내동 관아골 상가 주차장에 세워졌다. <사진제공=충주시>

◆소녀상 침 뱉은 청년 “사과 안하고 벌금 내겠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보호시설 ‘나눔의 집’ 관계자는 11일 CBS 노컷뉴스에 “소녀상을 모욕했던 한 청년이 전화를 걸어와 혼자라도 사과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에 4명이 모두 와서 사과하라고 했더니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와 1명이 사과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청년은 그냥 벌금을 내고 말겠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할머니들은 지금도 청년들이 사과한다면 선처하겠다는 입장인데도 그들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씁쓸해 했다.

사건이 불거진 뒤 나눔의 집은 청년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다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할머니들의 의사에 따라 고소장 제출을 미뤄왔었다.

그러나 일부가 끝까지 사과를 거부해 나눔의 집은 10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나눔의 집은 할머니 6명을 대리해 A씨(31) 등 남성 4명을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가 취하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돼 처벌을 면할 수 있지만 사과를 거부하면 4명 모두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다음주 이들을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A씨 등은 6일 오전 12시8분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 있는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의 조롱 행위를 했다.

당시 “덴노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라는 일본말을 외치기도 했다. 또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를 벌인 혐의도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안산 등에 거주하는 20~30대로 1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며 대부분 무직이나 일용직 근로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하려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며 “일본말을 하면 더 모욕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같은 한국인이라는 게 부끄럽다” “국가 망신이다” “나이값 못한다” “신상 공개해야 한다” 등의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회원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합의 규탄 문화제’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아베 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회원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합의 규탄 문화제’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 얼굴에 왜 침뱉나” 소녀상 모욕 꾸짖은 이옥선 할머니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92) 할머니가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은 청년들을 꾸짖었다.

이 할머니는 1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95차 수요시위’에서 “소녀상이 사람 같지 않지만 이것도 다 살아있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고통을 받고 왔는데 왜 소녀상에 그렇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조롱한 평화의 소녀상은 2016년 8월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상록수역 남측 광장에 세워졌다. 이 소녀상은 거리 캠페인과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한 시민 참여로 건립됐다.

또한 이 할머니는 “우리가 고통받고 왔는데 왜 배상하라는 말을 (일본에) 못 하느냐”며 “아베 (일본 총리)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우리 한국을 업수이(업신) 여기고 선택을 압박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다 죽고 한 명도 없어도 꼭 배상받아야 한다”며 “후대가 있고 역사가 있으니 꼭 해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피해자 요구를 피해국 정부가 받아들였다고 해서 가해국으로부터 보복당할 일인가”라면서 일본의 경제 보복을 비판했다.

윤 이사장은 “피해국 정부는 자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외교적 조치, 정책, 입법 등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며 “가해자는 당연히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진상 규명하고 모든 자료를 스스로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4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으며 참가자들은 ‘치졸한 경제 보복, 일본 정부 사죄하라’, ‘경제 보복하는 후안무치 일본 정부 규탄’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식민범죄 사죄 없이 경제 보복하는 후안무치 일본 정부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일본 정부의 사죄와 경제보복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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