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그룹, 산적한 경영 현안에 ‘휴가는 남의 일’
日 수출규제 및 미·중 무역갈등 따른 불확실성 확산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여름 휴가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휴가를 반납하고 현안 점검 및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 조치, 미·중 무역갈등 고조 여파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과 위기 의식이 높아지면서 총수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자동차그룹·SK그룹·LG그룹·롯데그룹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은 올 여름 특별한 휴가 계획 없이 경영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출 규제 해법을 찾기 위해 5박6일간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한 이 부회장은 다음날인 13일 바로 긴급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경영진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일본 출장 결과를 공유했다. 또 이 자리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수급 현황과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 향후 대응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일본의 추가 경제 보복을 예의주시 하면서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별도의 여름휴가를 보낸 적이 거의 없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어려운 사업여건으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회복 신호탄을 쏜 상황.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국내외 마케팅 상황을 점검하는 등 실적 개선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도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비상이 걸린 만큼 대응책 마련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연차·휴가 등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본인은 올 여름 국내에 머무르면서 신사업 구상 등 일정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지만, 다른 총수들과 달리 내달 초 여름 휴가를 떠난다는 계획이다. 이는 임직원들에게 여름 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한 것에 대한 솔선수범 차원이다.

다만, 휴가지에서 국내외 현안에 대한 점검과 대응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올해 여름 휴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 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과거부터 이어진 ‘일본기업’ 꼬리표가 부담인 상황.

이에 최근 일본 현지 재계 유력 인사들과 회동하는 등 한일 양국 간 갈등 해소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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