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거리로 나선 중소상인들, 일본산 맥주 이어 음료·과자도 안 판다
또다시 거리로 나선 중소상인들, 일본산 맥주 이어 음료·과자도 안 판다
매출 하락 우려에도 강행..편의점부터 전통시장까지 日제품 판매 중단 동참
  • 이민경 기자
  • 승인 2019.07.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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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기업 제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일본산 담배와 맥주 판매를 중단했던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일본산 음료·스낵·소스류까지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는 15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선언한 일본 제품의 판매 중단 이후 동네마트는 물론 편의점,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소매점으로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상총련은 5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의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 수출제한 조치는 위안부·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보복”이라며 “일본제품의 판매중지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열흘 만에 다시 열린 기자회견은 일본제품 판매중단에 동참하는 지역과 업종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한상총련에 따르면, 1차 선언 당시 마트협회 회원사 약 200곳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지난 주말을 지나며 3000곳 이상으로 확산됐다.

2만개 이상의 슈퍼마켓들이 회원사로 가입된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에서도 판매중단을 선언했고 회원사의 참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편의점 가맹점주들도 자발적으로 판매대에서 일본 담배와 맥주를 철수시키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본사와 가맹거래 관계로 반품이 어렵지만 가맹점주들은 기존 재고 물량을 소진시킨 후 추가발주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도매업에서도 일본제품 취급을 중단하고 다른 제품을 유통시키고 있다. 또 외식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에서는 각종 소비재를 국산이나 타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들은 이날 이후로도 일본산 판매 중단 품목과 지역을 계속 확대하기로 결의했다. 일본산 제품 판매 중단으로 인한 매출 하락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상총련은 “소비자들이 대체품목을 구매하더라도 3% 내외의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다”며 “매출 감소를 무릅쓰고 일본 제품 판매 중단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고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원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일본산 제품 판매 중단은 슈퍼마켓 매출이익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다”면서도 “전국이사장회의를 거쳐 일본산 소스·스낵류의 판매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전북, 대구, 경북, 부산, 충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일본 제품을 판매대에서 철수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일본 제품 판매중단 및 불매운동이 전국적인 범위로 확대될 것이란 게 한상총련의 예측이다.

<사진=뉴시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5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방침을 철회해줄 것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일본 경제산업성에 전달했다.

전경련은 건의 배경에 대해 “일본은 이달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품목에 대한 한국으로의 수출규제를 적용한 데 이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통해 수출규제 품목을 전략물품으로 추가 확대하려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수출무역관리령이 개정되면 규제품목은 광범위하게 늘어날 수 있으므로 일본정부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수출규제 방침 철회 이유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국제 가치사슬 교란 ▲일본 기업·경제 영향 가능성 ▲일본 대외 이미지·신인도 영향 ▲정경분리 기조 약화 ▲동아시아 안보 공조체제 불안 등이다.

우선 전경련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구조가 일본(소재수출)→한국(부품생산)→미·중·EU(제품화)의 가치사슬을 가지고 있어 일본 수출규제로 한국 업체들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결국 글로벌 ICT 기업들에 악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규제 대상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의 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아(최대 85.9%, 에칭가스) 이미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전경련은 향후 한국이 ‘화이트국가’에서 제외돼 전략물품 수출규제가 적용되면 연 2조8000억엔 규모(2018년)의 일본 중간재의 한국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양국 국민들의 상대국에 대한 감정 악화로 연 851억 달러(2018년)에 이르는 양국 전체 교역도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일본의 2위 관광국으로 방일한국인 수는 2011년 166만명에서 2018년 754만명으로 4.5배 이상 급증했는데 이를 위축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의 이번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지난 65년간 공들여 쌓아온 자유무역의 선도자라는 일본의 이미지와 신뢰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행할 경우 그동안 암묵적으로 유지해온 ‘정경분리’ 기조를 약화시켜 양국간 경제교류를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양국간의 안보 공조체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통상문제에 있어 역사적 안보 동맹국이라는 점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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