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 수요 폭증, 대통령 혼자 감당 어려워..총리와 역할 분담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주길 바란다”며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 속에 이낙연 국무총리 해외순방에 대한 보수야당들의 비판에 적극 대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금 이 총리가 우리 정부를 대표해 방글라데시,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카타르 4개국을 공식 방문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들어 국정에서 외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며 “4개국 중심의 전통외교에 대해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 등 우리 외교의 영역과 지평도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외교의 수요가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며 “정상외교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통령 혼자서는 다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정상급 외교분야에서 함께 뛸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대부분의 나라들은 정상외교를 투톱체제로 분담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총 7회 13개국을 순방했고 올해는 총 3회 11개국을 순방해 합계 24개국을 순방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대부분 제가 미처 방문하지 못했거나 당분간 방문하기 어려운 나라들로서 실질협력의 필요가 매우 큰 나라들”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이지만 독특하게 국무총리를 두고 있고 헌법상 국무총리에게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의 국무총리도 정상급 외교를 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저는 총리가 헌법상의 위상대로 책임총리의 역할을 하도록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제가 총리 해외순방에 대통령 전용기를 제공한 것도 단순한 편의제공의 차원을 넘어 총리외교의 격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의 정상급 외교가 우리 외교의 외연확대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방문하는 4개국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하면서 “올해까지 제가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할 예정인데 총리가 아세안 국가가 아닌 방글라데시를 방문함으로써 아시아 전역으로 신남방 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고 경제분야의 실질협력 기반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타지키스탄과 키르키즈스탄은 신북방정책의 핵심인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지난 4월 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이어 이번 총리 방문으로 중앙아시아 5개국 순방이 완성되는 것”이라며 “카타르 역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중동국가로써 경제협력의 확대뿐 아니라 지난해 저의 UAE(아랍에미리트연합) 방문에 이어 중동지역에서 균형외교를 실현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 대통령 해외순방 뿐 아니라 총리의 순방 외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뿐 아니라 정부 각부처에서도 총리의 순방외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뒷받침해주길 바란다”며 “총리의 순방외교를 투톱 외교라는 적극적인 관점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앞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이 총리가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을 두고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면한 현안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자리를 비우고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물론 총리와 외교라인 등이 모두 비상 상황을 인식하고 난국 돌파해야 한다”며 “지금 기업들이 생사의 기로 앞에서 떨고 있는데 여유롭게 해외 순방을 다닐 때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대응을 보면 초보운전자가 버스를 몰고 있는 것 같은 아찔함과 불안감이 있다”며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위기를 키우고 오히려 국내정치에 활용하겠다는 심산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원내부대표도 이 총리의 해외 순방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그렇게 목을 매는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야당에 협조를 구하면서 총리가 자리를 비우는 일이 미리 정해진 일정이라 하나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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