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tory] 나 지금도 사고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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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 논란:혐오·자극적 콘텐츠에 시청자 눈살→처벌 관련 명확한 규정 및 감시 필요
  • 김승남 기자
  • 승인 2019.07.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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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김승남 기자] #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40대 주부 A씨는 얼마 전 자녀의 휴대전화를 보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딸이 유튜브에서 좋아요를 누른 영상을 살펴보니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난무했기 때문. 이에 A씨는 “왜 이런 영상만 보느냐”며 혼냈지만 딸은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고 재미있다”며 오히려 짜증을 내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특히 인기 유튜버를 알지 못하거나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영상, 유행어를 모르면 친구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소외당한다는 게 딸의 설명. 이처럼 초등학생들의 중요한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유튜브가 교우 관계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A씨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딸의 말처럼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유튜브 시청이 필요하지만, 구독자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콘텐츠화 시키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적극적으로 시청을 권장할 수도 없었기 때문. A씨는 “댓글을 보면 딸처럼 어린 10대들도 많은 것 같은데 그냥 놔둬도 되는지, 놔뒀다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바야흐로 1인 미디어의 시대다. 방송에 대한 무거운 벽이 사라지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간편하게 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온라인 생중계 기능이 확대되면서 각종 불법, 유해 영상사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더욱이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방송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용자 평균 연령대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크리에이터 간의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면서 콘텐츠 소재는 갈수록 자극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인터넷 1인 방송 규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잼미. <사진=트위치 방송 캡쳐>
잼미. <사진=트위치 방송 캡쳐>

# ‘남성 비하’ 논란 잼미, 두 번째 사과에 진정성 있었나

최근 트위치 스트리머 겸 유튜버 잼미가 ‘남성 비하 논란’에 대해 두 번째 사과 영상을 올렸다.

잼미는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예스잼미’에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잼미는 자기소개를 한 뒤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제가 원래 드렸어야 했던 그러나 지난 영상에서 제대로 드리지 않았던 사과와 해명을 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저는 8일 트위치 방송 중에 소위 ‘꼬카인’이라고 불리는 행동이 잘못이라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며 “아직 부족하고 성숙하지 못해 많은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리는 행위를 하고 제 잘못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사과라고 하기에도 부족한 사과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행위를 영상이나 글로 접하시고 불편함과 불쾌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잼미는 극성 페미니스트 사이트인 ‘워마드’에서 쓰이는 용어를 사용해 워마드 이용자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라고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했다”며 “‘이기야’라는 말은 실수로 발음을 잘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단어의 유래나 속 뜻을 검토하지 않고 단어를 선택한 것은 제 잘못”이라며 “논란이 되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단어를 사용한 것에 매우 반성한다”고 말했다.

앞서 잼미는 8일 진행한 트위치 방송 중 파자마 바지 속에 양손을 넣고 “남자분들 이거 여름에 왜 하는 거에요?”라고 말한 뒤 자신의 손 냄새를 맡는 제스처를 취했다.

해당 동작은 ‘남자들이 사타구니를 만지고 냄새를 확인하는 습성이 있다’며 남성을 비하하는 의도로 쓰인다.

이에 시청자들이 “선을 넘었다”, “그만하라”고 지적하자 “선을 넘었나요. 천연 손난로인가요. 그만하라구요. 웃기잖아요”라며 여러 차례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또한 잼미는 과거 방송 진행 도중 여러차례 ‘이기야’, ‘중립충’, ‘디폴트’ 등 일베 및 메갈·워마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특정 용어를 사용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잼미는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안녕하세요 잼미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해 논란을 빚은 각종 의혹에 대해 1차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요즘 떠돌고 있는 저에 대한 좋지 않은 내용에 대해 해명하고자 한다”며 “지난 3개월 동안 방송 중에 제가 인지하지 못한 채 사용한 몇몇 단어들로 인해 특정 집단에서 활동한다는 루머가 있다. 저는 결코 어떠한 집단에서도 활동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꼬카인’으로 불리는 시늉을 한 것에 대해 “불편하게 느끼신 분들도 있다.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 행동에 대해서도 분명한 해명은 해야 한다고 느껴서 말씀드린다”며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짤방을 본따서 표현한 것 뿐, 불편함을 느끼게 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느꼈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에 대한 의혹과 제대로 된 해명 요구가 빗발치자 2차 사과 영상을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의 일탈이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TV가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BJ 감스트(본명 김인직), NS남순(박현우), 외질혜(전지혜)에게 ‘방송 정지 3일’ 처분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지난달 19일 세 사람에게 ‘3일 방송 정지’ 처분을 내렸다. 정지 사유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미풍양속 위배다.

아프리카TV 운영 정책에 따르면, 미풍양속 위배를 포함해 음란, 도박, 저작권 침해, 청소년 유해, 명예훼손 등의 행위를 한 방송은 규제된다.

이중 미풍양속 위배에 해당하는 사례에는 ‘지나치게 과도한 욕설과 부적절한 언어 사용’, ‘속옷처럼 보이는 복장 또는 음담패설 등의 저속하고 선정적인 표현 사용’ 등이 있다.

운영 정책을 위반한 경우 이용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정지 기간은 운영 정책 위반 사안 및 수위, 내용의 경중에 따라 결정되는데 최소 정지 기간은 3일이며 영구 정지까지도 가능하다. 

지난달 19일 감스트, NS남순, 외질혜는 아프리카TV를 통해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에 게임을 하다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특정 여성 BJ를 언급하며 “그 BJ 방송 보면서 XXX(자위행위를 뜻하는 비속어)를 치느냐” 식의 성희롱 발언을 해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누리꾼들은 이들에 대한 아프리카TV의 처분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제재 수위가 지나치게 낮아 솜방망이 징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감스트는 “저의 미성숙한 발언으로 제가 잘못을 한 그분께 큰 상처를 드렸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고 외질혜 역시 “인터넷방송에서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과 썩은 정신 상태로 방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NS남순도 “앞으로 방송 언행에 있어서 조금 더 신중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BJ 외질혜·감스트·NS남순. <사진=개인 인스타그램 캡쳐>
BJ 외질혜·감스트·NS남순. <사진=개인 인스타그램 캡쳐>

# 인터넷 음란방송 진행자 18명 무더기 ‘이용정지’

이처럼 최근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등 음란 방송을 진행한 18명에게 일주일에서 최고 한 달까지 ‘이용정지’를 명령했다.

또한 해당 방송을 송출한 2개 인터넷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자율규제강화 권고’를 결정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18명의 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은 옷을 벗고 신체일부를 노출하는 등 일명 ‘벗방’을 진행해왔다.

이들은 법적으로 성인에게 허용되는 ‘선정’ 범위를 넘어 방송에서 음모나 성기 윤곽을 적나라하게 노출했다는 게 방심위 측의 설명이다.

이에 신체 노출 정도와 업체 측으로부터 받은 제재, 의견진술 과정에서 보인 개선 의지 등을 고려해 각각 7일~1개월 사이 인터넷방송 이용을 정지하도록 했다.

인터넷방송 업체 측에 대해선 ▲자체 모니터링 강화 ▲소속 인터넷방송 진행자 교육 등을 통해 향후 유사한 내용이 방송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자율규제강화 권고’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이번 시정요구와 별도로 국내 1인 미디어 산업의 건전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율규제 활성화 정책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방송 사업자 및 진행자를 대상으로 심의규정 및 심의사례 교육을 강화하고 방심위 심의 전에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해 사업자가 우선 조치할 수 있는 ‘자율심의협력시스템’에 보다 많은 인터넷방송사업자가 참여토록 독려할 계획이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욕설과 혐오, 선정적인 행위는 여전한 상황. 특히나 청소년들이 즐겨 시청하는 콘텐츠인 만큼 인터넷방송 규제의 필요성은 이미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방심위가 지난해 경희대 연구진에 의뢰해 전국 만 13~18세 중·고등학생 1058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개인방송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대 청소년들은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루 평균 2시간 시청하며 주로 유튜브에서 게임방송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하루 평균 114.9분 동안 인터넷 개인방송을 시청했다. 동영상 시청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경우가 36.4%(98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프리카TV(16.8%), 트위치TV(16.6%), 네이버 V앱(11.7%), 네이버TV(11.6%) 순이었다.

장르별로는 게임방송, 먹방(먹는 방송)의 인기가 높았다. 응답자들은 게임방송(22.7%), 먹방(19.7%), 토크방송(11.6%), 뷰티방송(10.9%), 음악방송(8.2%) 순으로 인터넷 개인방송을 즐겨 봤다. 또 노출수위가 높고 음담패설을 주요 소재로 하는 성인방송(0.4%)을 즐겨본다는 청소년들도 일부 있었다.

청소년들은 인터넷 개인방송의 문제점으로 ‘비속어‧유행어 등 부적절한 언어사용’을 많이 꼽았고 ‘선정성’, ‘폭력성’, ‘사회적 약자 비하‧차별 등 반사회적 콘텐츠’, ‘사생활 침해’ 순으로 지적했다.

문제를 일으킨 인터넷 개인방송 규제에 76.3%의 청소년이 동의한 반면 반대의사를 밝힌 청소년은 7.6%에 불과했다.

적합한 규제방안으로는 ‘진행자 완전 퇴출제’, ‘유해방송 표시제’, ‘차단시스템’, ‘형사처벌’, ‘등급제’ 순으로 답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도넘은 행태에 ‘규제 필요성’ 높이는 인터넷 개인방송

최근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그동안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서만 얼굴을 볼 수 있었던 크리에이터들의 모습을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탄 크리에이터들이 유명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세상이다.

이들은 유튜브 광고 수익과 시청자 후원금 등 연간 몇억원을 훌쩍 넘는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 개인방송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TV 방송과 비교해 심의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데다 크리에이터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자극적인 콘텐츠는 물론 그 콘텐츠를 생산한 크리에이터에 대한 처벌도 쉽지 않은 상황.

방심위가 인터넷방송 콘텐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반 내용이 있을 경우 권고 또는 징계 처분을 내리고 있지만 방송의 파급력에 비하면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자극적이고 혐오스러움에 대한 기준도 모호한 실정. 누군가에게는 ‘자극적이고 혐오스러운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별거 아닌 것’이라고 치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비롯한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들은 여전히 자극적, 선정적이고 혐오스러운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BJ들은 단순히 수익을 목적으로 젠더 갈등을 조장하거나 성소수자와 장애인을 비하하는 등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음주운전 생중계나 경찰서 난동방송 등으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기 위해 불법 행위까지 서슴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1인 미디어 확산도 좋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 접근성이 좋은 만큼 그 파급력도 대단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승남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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