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선 이물질 밖에선 세무조사·불매운동 확산..내우외환 속 갈수록 험로
정부·소비자 미운털 등극? “롯데칠성은 믿고 거르자” 뿔난 누리꾼 ‘일침’

[공공뉴스=내미림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몸살을 앓고 있다.

‘무자료 뒷거래’ 탈세 의혹으로 반년 넘게 정부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계 전반을 덮친 일본 불매운동의 화살은 여지없이 롯데칠성을 강타하고 있는 모양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이 회사 음료수인 델몬트 콜드포도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주장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일파만파 번지면서 그야말로 롯데칠성은 ‘되는 일 없는’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반기 사상 최대 매출 눈앞에 두고 ‘롯데=일본’ 이미지 직격탄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하반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지만,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아사히맥주 등 롯데 계열 및 합작사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불매운동 리스트에는 롯데그룹 브랜드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사 대비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드(THAAD·고고도 방어 미사일)배치 당시에도 한·중 국가적 갈등에 경제적 피해를 입었던 롯데가 이번엔 강제징용판결에 얽힌 한·일 갈등으로 경영 악화 위기에 놓인 셈이다.

롯데는 한국에서 화학과 매각한 금융 부문을 제외하고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 등의 계열사에서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외 지알에스, 제이티비, 후지필름 등 비상장 계열사 97곳에서도 상당부분 유통업을 하고 있다.

특히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 맥주는 편의점 대표 맥주로 거듭나면서 인기를 끌었다. 롯데와 아사히가 거의 5:5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아사히 측이 한주를 더 가지고 있다.

실제 경영도 아사히 측에서 운영하며 롯데는 지분만 갖고 있을 뿐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롯데 측은 일본아사히와는 판매 파트너 관계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유독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가 많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이 49%,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합작사들 또한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신세.

유니클로는 최근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이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고 롯데아사히주류가 유통하는 아사히 맥주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 매출이 30~40%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는 이달 들어 20∼30%나 급락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사상 최대 매출을 목전에 두고 불매운동에 상당한 타격을 입으며 롯데칠성의 경영 성적표는 애초 업계 기대와는 달리 암울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칠성에겐 당장의 성적표가 문제는 아니다. 올 1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반년동안 강도 높은 당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까닭. 이례적인 고강도 조사에 정부의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칠성은 ‘무자료 뒷거래’를 통해 지난 2015년부터 3년간 최소 수천억원대 매출에 해당하는 세금을 탈세를 조장한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자료 뒷거래’란 대리점에서 계산서만 끊고 물건은 중소도매상 등 다른 곳에 납품한 것을 말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대리점은 허위계산서를 이용해 부가세를 탈세하고, 도매상은 싼값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물량 밀어내기로 매출을 늘릴 수 있다.

특히 롯데칠성은 거래 흔적을 없애기 위해 거래대금은 영업사원 계좌를 통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롯데가 이러한 거래 관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8월 안에 조사를 마무리 하고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탈세액을 추징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관련자는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의 음료수 델몬트 콜드포도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
롯데칠성의 음료수 델몬트 콜드포도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

◆시선 쏠린 세무조사 정부 미운털?..음료 이물질로 ‘소비자 미운털’

한편, 롯데칠성은 외부의 크고작은 논란 만큼이나 집안도 좀처럼 편하지 못한 분위기다. 이 회사 음료수 델몬트 콜드포도에서 곰팡이가 나왔다는 주장이 확산되며 가뜩이나 반일감정으로 불편한 소비자들의 심기를 더 불편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

이 같은 논란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L사 음료에서 상상도 못한게 나왔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불을 지폈다.

최초 곰팡이 발견 신고자는 “손바닥 반만 한 크기의 양배추 같은 ‘꼬불꼬불’ 널찍한 게 들어있었다”며 “원래 이 음료에 들어가나 싶어 성분표 같은 것도 읽어봤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다. 그래서 고객센터 연락했더니 ‘죄송하다’며 담당자 연결해서 다음 날 연락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고자는 “이 회사는 불량품 신고 접수 시 최소한의 매뉴얼도 없는 것인지, 먼저 상황을 파악해서 접수자 상태 확인이라 던 지 사과가 먼저 아닌가 싶다”며 롯데칠성의 대응 방식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로 아이가 먹는데 다신 사먹지 않겠다” ,“어차피 일본 불매 운동 중인데 잘됐다”,“롯데칠성은 믿고 거르자” 등 일침을 가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