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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진단
[공공진단] 韓日 갈등에 ‘총선 계산기’ 두드린 양정철
2019. 08. 02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한일 갈등’과 ‘총선의 영향력’ 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놓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국민들 사이에서도 반일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야당은 민주당이 집권욕에 눈이 멀어 국가적 위기를 총선 전략으로 활용했다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물론, 그동안 여당에 우호적이었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민주당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이에 민주당은 민주연구원 보고서가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이를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것도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양 원장의 해임 요구는 지나치다고 선을 그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민주연구원에서 열린 송승민 중국과학원 중국발전전략연구회 상무이사(차관급) 초청 특강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기업들은 죽느냐 사느냐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데 이 정권은 총선표 계산만 하고 있으니까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민주당은) 일본 경제 보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생각은 않고 내년 총선가지 글고가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며 “우리 당에 악착같이 친일 프레임을 씌우고 반일감정을 선동한 이 정권의 의도가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권이 친일 프레임에 집착했던 이유는 총선 승리 전략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민주연구원이 아니라 민중선동연구원인가”라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를 위해 국가 경제와 안보마저 인질 삼는 못된 심보가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며 “이 집권 세력은 오로지 정권 연장과 정치적 이익만 눈앞에 있을 뿐 국익도 외교도 국민의 삶도 안중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악재를 호재로 생각하는 민주당”이라며 “더 늦기 전에 ‘정치오염꾼’ 양 원장에 대한 해임과 대국민 사과로 반성을 보여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생각은 ‘불순’, 보고서 작성 방식은 ‘불법’, 수습 과정은 ‘불량’”이라며 “개헌과 참의원 선거를 위해 경제 보복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아베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영화 ‘암살’을 인용하며 성토했다. 정 의원은 “무능한 외교로 최악의 한일 관계를 만들어 경제와 안보의 위기를 야기해 놓고 국민을 친일과 반일로 분열시킨 다음 그것이 총선에 유리하게 작용하니 현재의 대응을 이어가자는 취지의 보고서는 양정철이 아닌 밀정 염석진이 작성한 보고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의병’을 일으켜 ‘죽창가’를 부르고 ‘토착왜구’를 청산해 ‘국채보상운동’을 이어가자는 저들에게는 국가의 미래보다 다음 총선이, 국민의 안위보다 정권의 내일이 더 중요한듯하다. 과거 친일파조차 경악할 만한 정치적 수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두 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연구원 보고서 파동을 허둥지둥 처리하는 과정을 보니 양 원장이 단순한 총선의 병참기지 사령관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준 셈”이라며 “양 원장은 민주연구원 보고서 파동의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 역시 “변명이 길어질수록 사과의 진정성은 멀어지기 마련”이라며 “민주당과 민주연구원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3월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민주당은 표현의 부적절함을 인정하면서도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 “너무 지나치게 확대해석 하는 것”이라며 “민주연구원에서 자체 여론조사를 한 게 아니고 여론조사 전문기관 정기조사 내용을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굉장히 중요한 외교안보 이슈를 마치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비치게 표현을 쓴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이미 양 원장이 해명했고 이해찬 대표도 주의를 취했기 때문에 일단락할 문제인데 민감한 시점에 자꾸 정쟁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에서 “우리 지지층일수록 현 상황에 대한 여야의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추어 볼 때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7월 정기조사 결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여야의 대응방식의 차이가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78.6%로 절대 다수”라며 “우리 지지층(2040·진보)뿐 아니라 스윙층(50대·중도·무당층)에서도 원칙적인 대응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은 지지층 결집효과는 있지만 지지층 확대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가 공개되자 정치권에선 국가적 위기인 한일 갈등을 내년 총선과 연관지어 지나치게 정치공학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민주연구원은 31일 입장문을 통해 “적절치 못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게 배포됐다”며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주의와 경고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지만 야권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

민주연구원 보고서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민주당에선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 원장이 국민의 입길에 오르내리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더라도 이번 보고서 파문으로 양 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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