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 스토어 10만명 이상 다운로드..소비자들 “자국민 사용 힘든 ‘최악의 앱’”
회사 측 “日 기업이 만든 앱으로 전혀 연관성 없어..향후 롯데GRS 통합앱 만들 예정”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롯데그룹의 글로벌 외식 기업 롯데GRS가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 ‘TGI FRIDAYS’(이하 TGI)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TGI는 홈페이지 상에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에는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로만 언어를 지원하고 있어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원성을 사고 있는 것.
더욱이 최근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계열사들 줄줄이 국내 소비자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 TGI의 이 같은 행태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19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TGI 앱 검색 결과에 따르면, 앱 정보에는 ‘미국 뉴욕 태생의 캐주얼 아메리칸 레스토랑 & 바 TGI의 공식 응용 프로그램입니다’라고 설명돼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운영 중인 비슷한 패밀리 레스토랑 앱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메뉴와 매장 위치, 이벤트 혜택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TGI 앱 역시 브랜드 역사부터 메뉴, 매장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됐고 10만명 이상이 이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다른 업체의 앱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해당 앱에서 지원되는 언어가 기본적으로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라는 점.
특히 ‘공식 응용 프로그램’이라고 소개된 까닭에 일본어만 지원되는 앱을 두고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성의 목소리는 커졌다.
실제로 한 소비자 A씨는 한국어는커녕 각 나라별 언어 설정도 되지 않는 해당 앱에 대해 “최악의 앱 중 하나”라고 평가했고,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소비자 C씨는 “한국어로 번역이 안 되는데 원활한 어플 이용이 가능한 자국민 사용자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며 TGI 측에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공뉴스>취재 결과,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Play Store)’에서 지원되는 대표 앱은 국내 TGI가 제작한 앱이 아니었다. 이용자들 대부분이 TGI의 공식 앱으로 오인을 하고 있지만, 정작 TGI 측은 아직까지 앱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롯데GRS 및 TGI 사업부 측은 <공공뉴스>취재 전 해당 앱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던 상황.
롯데GRS 측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TGI 앱 자체가 없다”며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Play Store)’에서 검색되는 TGI 대표 앱은 국내 TGI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엇다.
이어 “TGI는 미국 기업인데 한국에서의 프랜차이즈 운영은 롯데GRS가 하고 있고, 일본은 어느 기업에서 하고 있는지 모른다”라며 “일본에서 프랜차이즈를 하는 기업이 (앱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향후 롯데GRS 통합 앱을 만들 예정”이라며 “TGI 별도의 앱은 아직까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관련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TGI의 대표 앱이 일본어로 제작돼 있다고 오인하고 있어 불매운동 등 앞으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발(發) 경제보복으로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불편한 논란거리로 안그래도 침체된 외식 사업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TGI 관계자는 “(우리가) 나서서 일본이 제작한 앱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다만 지속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지를 하는 등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TGI는 1990년대 국내로 도입됐다. 이후 2002년 롯데그룹은 당시 TGI를 운영 중이던 ㈜푸드스타의 최대주주인 홍콩계 투자회사 HSBC프라이비트이퀴티의 지분 70%를 501억원에 인수, 롯데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국내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시대가 열리면서 TGI는 외식업계 강자로 자리매김 하는데 성공했으나, 최근 매장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현재 TGI를 운영 중인 롯데GRS는 TGI를 비롯해 ▲롯데리아 ▲엔제리너스커피 ▲크리스피크림도넛 ▲빌라드샬롯 ▲더푸드하우스 ▲나뚜루팝 등 총 7개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