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진단] 11시간의 짧고 긴 여정 ‘조국’이 보였다
[공공진단] 11시간의 짧고 긴 여정 ‘조국’이 보였다
사모펀드·웅동학원·딸 비리 등 온갖 논란 “법적문제 없다”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제 평생의 소신” 강한 의지 밝혀
  • 문병곤 기자
  • 승인 2019.09.03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뉴스=문병곤 기자] 갑작스럽고 길었던 간담회였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당초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던 지난 2일 오전, 여야가 청문회 일정과 형식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파행됐다는 소식을 듣자 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는 속담처럼 조 후보자는 시간과 형식의 제한 없이 기자들과의 문답을 이어가겠다며 밤을 새서라도 답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도 조 후보자의 의견을 재빠르게 받아들이고 이날 오후 3시30분에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겠다고 알렸다. 단 4시간여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의혹에 대해 진솔히 답했다. 오후 3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2시15분까지 장장 11시간동안 간담회는 이어졌고, 조 후보자는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은 모든 절차가 적절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에 관한 질문에 자료를 보여주며 답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에 관한 질문에 자료를 보여주며 답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사모펀드 관련 “아내가 5촌 조카 조언받고 투자했을 뿐”

조 후보자는 먼저 사모펀드(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운용사의 블루코어밸류업1호) 투자에 관한 해명을 내놓았다.

그는 “아내도 전문투자자가 아니기에 5촌 조카의 조언을 받았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후 개별 주식을 보유할 수 없지만 사모펀드를 포함해 펀드 투자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주식 전문가인 5촌 조카에게 물어봤고 자기와 친한 사람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소개해서 가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펀드에 자녀 명의로 5천만원씩 투자한 점에 대해서도 그는 “아내가 아이들에게 증여를 했다. 세법상 적용되는 증여를 한 것”이라며 “그런 큰 돈이 있다는 점이 위화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체의 불법은 없다”고 말했다.

운용사 코링크pe를 5촌 조카가 실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코링크 자체가 뭔지 몰랐다. 일체 개입한 적이 없다”며 “나로 인해 코링크가 실적이 높아 졌나?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고 연락을 하지도 않았다”며 해당 운용사의 10년간 관급사업 실적 자료를 공개했다.

또 논란이 됐던 웅동학원에 대해서 조 후보자는 먼저 전후맥락을 위해 조금 길어질 수도 있겠다며 운을 뗐다.

조 후보자 측에 따르면 웅동학원이 있었던 마을은 집성촌이었다. 작은 학교로 운영되던 웅동학원을 웅동회 회원들이 옮기겠다고 했고, 당시 재력이 있었던 조 후보자의 선친이 부탁을 받고 이사장이 된 것.

조 후보자는 “언론에서 보도된 것과는 다르게 선친은 웅동학원에서 따로 받은 돈은 없다”며 “오히려 사비를 내고 지불했다”고 설명하며 선친이 법정 부담금을 사비로 낸 이력을 공개한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웅동학원 위장 소송으로 논란이 된 동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웅동학교가 옮기기로 결정됐을 무렵 IMF 사태가 터졌고 이에 부지 등의 값이 반토막이 돼서 조 후보자의 선친은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됐다. 이에 선친은 개인 연대 보증을 서고, 모든 하도급 업체에 돈을 지급해 웅동학원을 완공했다”며 “하지만 당시 조 후보자의 동생에게만 하도급을 주지 못했고 이에 신용불량자가 된 동생은 자신에게 채권이 있다는 점을 확인코자 소송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대보증으로 동생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이 채권이기 때문에 소송을 진행한 것”이라며 “채권은 집행되지 못하는 채권”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딸과 관련된 기자 질문에 답변한 뒤 눈가를 손으로 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딸과 관련된 기자 질문에 답변한 뒤 눈가를 손으로 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밤에 나타나는 기자들..딸의 인권 지켜달라”

반면 자신의 딸에게 씌워진 의혹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했지만 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인권을 지켜달라며 호소했다.

그는 딸의 고려대 입학 비리 의혹과 관련해 “딸은 어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정당하게 입학했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는 없고 당시엔 몰랐다”는 취지로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그는 “혼자 사는 딸 아이 오피스텔에 남성 기자들이 밤 10시에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며 “집 앞에 야밤에는 가주지 말아주십시오. 저희 아이가 떨며 안에 있습니다”라며 언론에 호소했다. 시종일관 차분하게 답하던 조 후보자가 감정이 격해진 순간이었다.

조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법무부 장관이 돼야하는 이유로 권력기관 개혁을 들었다. 그는 “부귀영화를 꿈꾸고 고관대작을 꿈꾸고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제1 국정과제인 권력기관 개혁 문제는 제 평생의 소신이었다. 그걸 고민하고 구상하고 기획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불신하더라도. 벽돌 하나하나 쌓는 심정으로 해보겠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만 보면 가족들을 돌보고 싶을 뿐이다”라며 “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 힘이 부치면 물러나겠지만, 지금 거취를 표명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의 밤샘 기자 간담회는 여의도 안팎으로 큰 여파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조국 반박 간담회를 열고 반격에 나서기로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의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2일 저녁 조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 기자들과 만나 “조국 후보자의 일방적 변명만 늘어놓는 간담회”라며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어 이런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밖에선 간담회를 본 기자들의 태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인터넷 실시간 검색에는 ‘근조한국언론’ 이라는 단어와 ‘기자질문수준’ 이란 단어가 오르기도 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들이 반복되고 단순하며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목조목 소신발언..‘조국’ 드러내다

한 기자가 조 후보자에 대한 질문에 앞서 한 말처럼, 그는 국민 정서법의 문제는 있을지언정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적어도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의혹들에 대해 자신의 힘이 닿는 만큼 해명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자신의 한계와 단점을 인정한 대신 자신의 사명에만 몰두하겠다는 뜻을 간담회를 통해 보여줬다.

이번 밤샘청문회는 조국이란 사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체력적으로든, 혹은 시간적으로든 힘이 닿는 만큼은 해보겠다는 그의 충분한 의지가 보였다.

11시간 이어진 길고도 짧았던 간담회 속 ‘조국’이라는 사람이 보였다.

 

문병곤 기자 114@00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