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현장] 현대모비스, ‘순정품’ 폭리..문 대통령 당부 무시한 ‘슈퍼甲질’
[공공현장] 현대모비스, ‘순정품’ 폭리..문 대통령 당부 무시한 ‘슈퍼甲질’
비순정부품 사용시 사고 및 인명피해 초래?..‘비방광고’로 소비자 기만
성능 비슷한데 가격은 최대 5배..일본 경제보복發 한국 정책 더럽혀
文대통령, 국내 부품·소재 산업 중요성 강조 “고질적 대기업 갑질 근절해야”
  • 이민경 기자
  • 승인 2019.09.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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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우리나라 소재·부품 기업에 대한 육성과 국산 기술의 경쟁력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업계 강자’ 현대모비스가 돈벌이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수리용으로 사용되는 완성차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의 이른바 ‘순정부품’(순정품)과 정부 규격품을 제조·판매하는 중소업체의 ‘인증부품’ 간 성능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 가격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까닭이다.

더욱이 순정품이라는 용어는 완성차 대기업과 부품 계열사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에게 ‘비순정품=나쁜 부품’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던 상황.

이런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순정품이 아닌 비순정품을 사용할 경우 차량 고장, 인명피해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방광고를 일삼았다며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현대모비스의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철저한 조사와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 유턴의 첫 사례인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경제 자립’을 강조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대·중소 지원 및 상생을 통해 소재·부품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정부 행보와 달리 현대모비스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나홀로 독주만 거듭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녹색소비자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소비자연맹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모비스의 순정부품 표시광고 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문병곤 기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녹색소비자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소비자연맹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모비스의 순정부품 표시광고 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문병곤 기자>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녹색소비자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소비자연맹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대모비스의 순정부품 표시광고 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 오인 초래하는 ‘순정’ 표시로 2배 이상 가격폭리를 취하는 현대모비스는 허위비방 표시광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순정품이라는 표시광고 행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최소 2배, 최대 5배의 부품가격 폭리를 취해온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현재 수리용 자동차 부품은 관행적으로 순정품과 비순정품으로 구분해 부르는데, 이는 법률상용어가 아닌 완성차 대기업과 그 부품 계열사가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순정품이라는 표시광고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최고의 안전성과 기능성’, ‘최적의 순정품을 사용해야만 안전’, ‘최상의 성능 유지’ 등 공정위 표시광고법 심사지침 및 고시가 금지하고 있는 ‘배타성을 띤 절대적인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

이에 더해 비순정품을 사용할 경우 자동차의 고장 및 성능저하, 사고발생, 인명피해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비방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을 오인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영미 녹소연 공동대표는 “자동차에서 순정품은 질이 좋고 아닌 것(비순정품)은 질이 안 좋다는 인식이 있다”며 “녹색소비자연대가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질에 대한 차이는 거의 없었으나, 가격 차이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 공동대표는 “지난 2013년 녹소연이 공정위의 용역 위탁에 따라 순정품과 비순정품의 가격 및 품질 차이를 조사한 결과, 비순정품도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 순정품(OEM부품·제조사 주문생산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 최대 1.83배 비싼 수리비를 지급, 대기업 부품 계열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녹소연은 소비자 오인을 초래하는 순정품이라는 용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순정품과 비순정품의 공임비 및 부품가를 게시해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그러나 6년이 지나도록 전혀 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참여연대는 이 같은 녹소연 보고서를 바탕으로 올해 7월 기준 브레이크 패드, 에어클리너, 에어컨필터, 배터리, 엔진오일, 전조등 등 6종의 다빈도 수리 부품 중 OEM부품과 규격품(대체부품) 가격차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여전히 최대 5배에 이르는 가격차이가 발생하고 있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서치원 변호사는 “표시광고는 소비자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 독점적 거래구조를 공고화 시킨다”고 지적하며 “정비업체도 순정품을 강요받고, 순정품 비율에 따라 공임을 차등 지급해 (정비업체가 순정품)사용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육성과 지원이 중요한 정책과제로 부상되는 지금, 자동차 분야에서 고질적인 대기업 중심의 전속거래구조를 개선하고 자동차 부품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공정위가 완성차 업체와 부품 계열사들의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와 폭리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순정품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규격품의 가격현황과 비교자료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품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규격품이 대체부품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표현으로 지칭되는 것을 인증부품이나 규격품으로 바꾸고 인증절차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인증부품의 사용시 소비자에게 일정 금액이 환급되는 혜택 등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부품가격 폭리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자동차 부품 및 정비업체 간 발생하는 갑질 불공정 문제를 철저히 조사·시정해 대기업 중심의 전속거래 시장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공정위가 9월 한 달간 자동차 부품 및 판매대리점에 대한 대기업 완성차 업체의 순정부품 판매 강제 등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철저한 조사와 시정조치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르노삼성자동차 OEM부품과 규격품 가격차이 표=참여연대
현대,기아,르노삼성자동차 OEM부품과 규격품 가격차이 <표=참여연대>

<다음은 ‘현대모비스의 순정부품 표시광고 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 전문>

순정부품 이름값으로 폭리 취하는 현대모비스 표시광고 즉각 중단하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의존형 경제구조를 극복하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상생하는 산업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는 그동안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주요산업이 철저히 대기업 중심의 전속거래구조 아래에서 성장해왔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담겨있다.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전속거래구조의 폐해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순정부품’이다. 마치 ‘제대로 된 유일한 부품’이라는 인상을 주는 이 ‘순정부품’ 이라는 용어는 어떠한 법률상, 제도상 근거도 없는, 완성차 업체와 대기업 부품 계열사가 일방적으로 부르는 용어일 뿐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들이 본인들이 부품하청업체에 주문하여 생산한 OEM부품을 ‘순정부품’으로, 같은 부품업체가 자체 생산한 ‘규격품’은 ‘비순정부품’ 또는 ‘비품’이라고 지칭해왔다. 현대모비스 등은 광고를 하는 과정에서도 “순정부품을 사용해야만 안전하고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고 “비순정부품을 사용하면 차량의 성능 저하와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허위·비방 광고로 소비자들의 오인을 일으켜 사실상 ‘규격품’을 선택하기 어렵도록 만들어왔다. 이것이 우리 자동차 부품생산 회사들이 자체적인 자동차 부품산업체로 성장하지 못하고 완성차 업체의 전속적 거래구조에 묶이게 된 근본적인 배경이다.

2013년 녹색소비자연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용역 위탁에 따라 OEM부품과 규격품의 가격차이 및 품질 등을 조사한 결과, OEM부품이 규격품과 품질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1.83배 비싸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그로부터 6년 후 참여연대가 같은 방법으로 다시 조사한 결과, 현대자동차의 향균필터의 경우 최대 4.3배, 배터리의 경우 2배 차이가 발생하는 등 에어클리너와 브레이크패드 제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소모성 부품에서 규격품 대비 OEM부품이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6년이 지나도록 개선이 이루어지기는 커녕 ‘순정부품’이라는 허위비방 광고를 통해 더욱 큰 폭리를 취해왔다는 뜻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높은 자동차 수리비 거품으로 돌아왔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소비자에게는 폭리를, 부품업체들에게는 전속적 거래구조를 심화시키는 ‘순정부품’이라는 허위비방 표시광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공정위는 철저한 조사와 시정조치를 통해 완성차 대기업과 부품계열사의 폭리, 불공정 행위를 뿌리뽑아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OEM부품과 규격품의 가격정보와 품질정보를 투명하고 알기 쉽게 공개하여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는 한편, 현재도 진행하고 있는 일부 규격품에 대한 품질 인증절차의 공신력을 더욱 제고하고 인증부품 선택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환급 혜택 등도 널리 알려야 한다.

끝으로 부품가격 폭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부품 및 정비업체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갑질 불공정 문제를 철저히 조사·시정해 대기업 중심의 전속거래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부품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다행히 공정위가 지난 2일부터 9월 한달간 자동차 부품 및 판매대리점에 대한 대기업 완성차 업체의 순정부품 판매 강제 등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철저한 조사와 시정조치를 통해 독과점 구조 하에서 발생하는 폐해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권리가 강화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한 제 우리 단체들도 자동차 분야의 독과점 구조 해소와 소비자 권리 확대를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다.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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