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돋보기] 끝나지 않은 ‘붉은 수돗물’ 사태
[공공돋보기] 끝나지 않은 ‘붉은 수돗물’ 사태
인천시, 피해 보상안 마련했지만 만족하지 못한 주민들 ‘분노’
집단소송 모집 일주일만 주민 1700명 참여, 2차 모집도 시작
  • 정규민 기자
  • 승인 2019.09.0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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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정규민 기자] 인천 지역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 보상안의 구체적인 틀이 제시됐지만 피해 주민들의 떠난 마음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지난 5월 말부터 인천 서구 지역 주민들은 수도를 틀면 나오는 붉은 물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고, 특히 알 수 없는 굵은 입자가 눈에도 확인된 만큼 식수 및 생활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어 많은 주민의 불편을 초래했다.

사상 초유의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인천시의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는 상하수도 요금 3개월치를 면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상안을 내놨다. 하지만 시가 제시한 보상 수준이 현저히 낮다며 오히려 주민들은 반발, 집단배상 소송 참여 인원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 6월 인천시 붉은 수돗물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거리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인천시 붉은 수돗물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거리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피해 입은 주민들 보상 미비하다며 집단 소송 진행

6월 발표된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인천시가 전기 점검 문제로 공촌정수장이 아닌 다른 정수장에서 물을 끌어와 서구와 영종지역에 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단수를 피하기 위해 미사용 수도관을 사용한 뒤 수압 등 이유로 물길의 방향이 반대로 흘러 녹이 떨어져 나와 붉은 수돗물이 나오게 된 것.

지자체는 사후 대처로 필터 등을 무상 제공 한다고 밝혔지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처음 문제제기 할 땐 이상 없다더니 조사 결과가 나오고 본인들 잘못이 밝혀지고 나서야 대처를 시작 한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보상안에 대한 논란도 지속됐다. 인천시는 붉은 수돗물 사태 피해 주민과 소상공인에게 6월~8월까지 수도 요금을 면제하고, 생수 구입 및 필터 교체 비용에 대해 영수증 등을 확인한 뒤 실비를 지원하는 보상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피해주민들은 단체로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인천시는 일방적으로 발표한 피해보상 접수를 철회하고 보상안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하라”며 집단손해소송을 제기했다.

인천 서구 수돗물 정상화 민·관 대책위원회 주민대책위는 8월23일부터 9월1일까지 집단소송 신청을 받았다.

집단소송에는 약 1700명이 참여했다. 참여 주민 대부분은 2만원씩 소송비용을 지불했으며 대책위는 1인당 20만원 보상안을 인천시에 제출했다.

대책위는 보상안으로 제시한 20만원은 위자료 15만원과 생수 및 필터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한 실지출 손해액 5만원을 합산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대책위는 2차 집단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2일부터 시작된 2차 집단소송 참여 신청은 10일까지 이어지며 소송신청 접수가 완료되면 소송절차를 밟게 된다.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박남춘 인천시장이 피해주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박남춘 인천시장이 피해주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시 피해 보상 접수..보상 신청액 92억8100만원

한편, 지난달 12일부터 30일까지 인천시가 진행한 붉은 수돗물 피해 보상 접수엔 총 4만485세대와 805개 업체가 참여했다. 총 보상금 신청액은 92억8100만원에 이른다.

일반 시민의 피해 보상 신청은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예측한 26만1000세대 중 16%가량인 4만485세대(64억7603만원)에 그쳤다.

피해 보상 신청 업체는 피해 추정 업체 3만곳 중 3%인 805곳(28억535만원)에 머물렀다.

평균 보상 신청 금액은 세대별로 15만9960원, 업체별로는 348만4910원이다.

지역별 신청 건수는 서구가 3만5928건으로 집계돼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고 중구 4999건, 강화군 363건이 뒤를 이었다.

인천시는 보상 신청 서류 검증 절차를 마친 뒤 전문가 20명과 함께 수돗물피해보상심의위원회를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심의 후 보상금액을 재산정해 안내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피해 주민에게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 신청 유형이 다양해 서류를 심의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적정 수준의 합리적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앞으로 ‘더 좋은 수돗물’ 공급을 위해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시가 피해 보상 심의를 거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피해 주민들의 마음이 풀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규민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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