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정-보부아이앤에프, ‘소떡소떡’ 디자인 특허 분쟁..장애인 동원 장인 회사까지 도 넘은 집회
맛정 “탐욕에 눈멀어 장애인 일자리 빼앗아” vs 보부아이앤에프 “장애인은 ‘X신’ 비하 도구삼아 ”
단독 입수 양사 간 녹취록, “보부는 나의 은인..내가 배신 때려” 맛정 박 회장의 거짓말 드러나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맛정의 대표가 장애인 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맛정 홈페이지 갈무리>

[공공뉴스=이상호 기자] “저희 회사는 경기도 화성시 **읍에 위치해 있으며, 떡 종류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습니다. 28명의 정규직원 중 11명의 장애인과 함께 나눔 실천을 하고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이기도 합니다. 저희 회사가 처음으로 A사에 납품한 ‘***’(일명 핫도그)의 매출이 급상승하자 A사는 자기들이 공장을 만들었으니 직접 만들겠다며 빼앗아 갔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에게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작은 세 가지 품목만 C편의점에 납품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그렇게 매출 저하로 고민하던 중 C편의점에서 A사를 통해 ‘소떡소떡’ 제품을 공급해달라고 저희 회사에 의뢰를 하였습니다. 소떡소떡 제품은 이미 다른 회사에서 제조하고 있는 품목이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남하고 똑같은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지니 2015년도에 저희가 이미 개발해 놓은 제품인 ‘****’(떡 속에 소세지 넣은 것)을 샘플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제품도 C편의점에서 대박이 났습니다. 그러자 A사는 탐욕에 눈이 멀어 저희 회사 몰래 디자인특허를 출원한 후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A사는 자기들이 직접 ‘한입소떡’을 생산해 C편의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글 일부 발췌-

지난 7월19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은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맛정’의 관계자가 올린 글이다. 맛정이 주장하는 A사는 구멍 뚫린 떡에 소시지를 끼운 ‘소떡소떡’ 제품의 디자인 특허를 가진 ‘보부아이앤에프(INF)’. 한때는 협력업체 관계였던 양측은 특허와 관련해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맛정 측은 소속 직원인 장애인을 동원해 보부아이앤에프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집회 과정에서 “장애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보부아이앤에프”, “11명에 달하는 장애인들은 지금 자금난으로 인해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맛정과 이곳 노동자들의 억울함은 최근까지 지역 신문을 비롯해 몇몇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맛정의 관계자가 올린 청와대국민청원 내용의 일부
맛정의 관계자가 올린 청와대국민청원 내용의 일부분 <사진=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맛정의 거짓말, 제대로 ‘뒤통수?’

하지만 특허권 분쟁과 관련 맛정의 주장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증거를 <공공뉴스>가 입수했다. 또한 맛정의 박수길 회장이 해당 장애인 노동자들을 비하하거나, 집회에 강제로 동원한 사실도 파악했다.

10일 <공공뉴스>가 단독 입수한 맛정의 박 회장과 보부아이엔에프 관계자의 통화 및 대화 내용에 따르면 ‘보부는 나의 은인이며, 우리가 보부의 뒷통수를 쳤다’, ‘내가 C사에 들어가면서 배신 때린거잖아. 뒤통수를 맞은 입장에서 기분 나쁘겠지만’이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음은 보부아이엔에프와 맛정의 박 회장의 대화 내용을 녹취록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보부아이엔에프 : 그러니까 그때 저희가 그 이거는 특허는 디자인 특허를 진행한다라고 먼저 말씀을 드렸었잖아요? 그리고 나서 바로 진행을 한거였거든요.. 그러니깐 엄청 이게뭐 여하튼간에… 할얘기가 좀 많죠.. 저희가 지금… 음… 어휴… 일단은 그러면은 C는 지금 어떻게 된거에요? 그것부터 좀 얘기를 풀어야할것같은데.. 그게 지금 되게 곤란해져가지고… 제가… 일단 그부분부터 한번 어떻게 된건지…

박 회장 : 그래도 전에 자꾸 내가 먼저 전화를 하고 했던 것이 C 부분도 자꾸 트라이가 들어와서 직접 들어왔어 걔들이… 이제 가고 뭐 하고 그런 영업 능력들이 안되니깐.. 자기들이 직접 찾아와가지고 이제는 뭐 좀 해달라… 어… 그래가지고… 다녀왔다는 소리를 하더라고.. 그 담당도.. 다녀가고 했는데 뭐 단가도 그렇고 우리도 단가 싸게 준건 아닌데 그래서 음… 그 얘기를 좀 할라고 했었는데 계속 그런 기회도 안되고.. 그래서 뭐 솔직히 얘기해서 욕심은 좀 있는거고 그래서 그쪽하고는 거래를 하게 된거지요. 그쪽에서 찾아와가지고 하게 됐고…

보부아이엔에프 : 근데 왜 얘기를 안했어요 저한테?

박 회장 : 그때 할라고… 그럴 기회가… 그래서 할라고 계속 했었는데 그래서 여튼 그런 기회를 내가 놓친것같애.. 한다고 계속 했었는데 그때는 조금 그때 뭐 그렇다고 나중에 모를일도 아닌데 그걸 얘기안할 이유가 있었나? 얘기를 해야지 하면서도 전화를 계속 했었는데 만나자 만나자 했는데도 그게 안되가지고 아마 못드린거 같애. 전화상..

...(중략)

박 회장 : 아직은 시판 나가고 진행된건 없어요…

보부아이엔에프 : 근데 이렇게 디자인까지 다떴다라는건 결과적으로 어느정도는 다 준비가 돼 있으신거잖아요. 어디 나갈꺼, 뭐 받아놓은게 있건, 나갈게 있건..

박 회장 : 받아놓진 않았고 이제 나갈라고 하는거지…

보부아이엔에프 : 그러니까 지금 저 완전히 지금 바보 됐다니까요?.. 제가 지금 신경을 못쓰고 있는 이 불과 한달? 한달동안 제가 지금 한달 넘었죠? 두달정도 됐나?

박 회장 : 한달..

이 뿐만이 아니다. 박 회장은 보부아이엔에프 측에서 특허권 침해에 대해 계속 항의하자 다음과 같이 말한다.

“뭐 최종적으로 팀장님한테 좀 얘기를 하고..뭐 나도 이거하면서 그냥 있었겠어? 거기에 대한 대응을 하고…아니면…진짜지 좋은 제품 해갔고…저도 뭐 이제는 굶어 죽진 않으니까…원가래도..뭐 C에 밀어 넣을 수 도 있는 거고…그리고 또 우리 뭐 장점이 있잖아..?? 그 우리 X신들이 만드는 건데….병신들 것 좀 팔아달라고..위에다가 부탁하면..은 뭐 그거 우리가 C에서 전체에 매출에 떡이나 뭐 이거 핫도그 파는거 뭐 몇프로나 되겠어? 응? 그거 갖고 짖어대면은 응? 머…암튼…문재인 빽은 안되더라도.. …뭐 어느정도의…거 형성은 좀 할수도 있고…”

“솔직한 얘기로 살아남으려고 장애인들 지금 12명 있어도 쟤들 그냥 돈 주고 있는 거거든. 자기 생산성을 갖고 자기 벌이를 못해요. 그래도 갖고 있는 게 이제는 내가 망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위기의식, 두 번씩이나 망해봤으니까. 내가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갖고 가는 거라고. 그런 걸 조건이 돼서 나오면 그걸로 이제 관공서에서 영업 들어가고, 군납 들어가고 군납에서도 우선 저희 우선선정이 되니까 들어가고.. 그전에 이제 충성마트 PX 쪽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사실 이걸 저희가 다 준비를 한 거라고.”

직원인 장애인들을 비하하면서 이들을 이용해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우대하는 관공서 등 영업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맛정의 직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맛정의 직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보부아이엔에프 제공>

◆도 넘은 집회신고..장애인을 도구 삼은 비도덕함

박 회장의 행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맛정 노동자뿐만 아니라 장애인 단체에도 의뢰해 함께 집회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단체 측은 박 회장의 장애인 비하 및 특허 관련 자료가 보도되는 부분과 관련해 “이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보부아이앤에프 김태영 대표의 장인이 운영하는 보부하이테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보부하이테크는 삼성반도체와 SK하이닉스에 물품을 납품하고 있다.

박 회장 측은 삼성반도체 앞에서도 집회를 이어가며 ‘보부아이앤에프의 도덕성을 검증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김태영 보부아이앤에프 대표는 이와 관련해 <공공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보부아이앤에프는 보부하이테크와 ‘보부’라는 이름만 공유할 뿐 지분이 1%도 섞여 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부하이테크를 비롯해 삼성전자 앞에서 집회 시위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 R&D 연구원이 ‘구멍 뚫린 떡에 소시지를 끼우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그 자리에 있던 영업사원이 맛정에 해당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 문의했다. 특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것이 가장 중요하게 인정받는 것이고, 맛정은 우리 R&D팀 아이디어를 받아 생산만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맛정측과 거래를 중단할 때 내부적으로 회의도 했는데, 장애인 자녀를 둔 임원이 장애인을 ‘X신’이라고 표현한 맛정 측을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면서 “지금의 분쟁은 법적으로 가도 승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장애인분들과 함께 일한다면서 또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운영하는 대표가 비하 발언을 하고 그분들을 이용해 사업을 확장하려 했다. 도구로 취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수길 회장은 <공공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잘못된 부분(장애인 폄하)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고, 당사자들과 그들의 부모님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향후 이 문제에 대해 반박 자료를 내려고 한다”면서 “녹취 내용과 사진 등에 대해서도 대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애인을 집회에 강제 동원하고, 단체 등에도 부탁한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