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물타기..허위사실 법적조치할 것”

[공공뉴스=문병곤 기자] 조국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조 장관의 딸에 대한 의혹을 쏟아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역풍이 불고 있다. 나 대표의 자녀들에 대한 의혹이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딸을 성신여대에 부정입학시켰다는 의혹을 받은 나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아들의 논문을 친한 교수에게 청탁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한 언론은 해당 교수의 “나 의원에게 부탁을 받았다”는 발언까지 공개하면서 나 원내대표에 대한 의혹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물타기 의혹으로 허위사실에는 법적조치하겠다”며 반박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팅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들 논문 교신저자 “나 대표의 부탁이 있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아들의 논문 작성 과정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연구물의 교신저자가 ‘나 대표의 부탁이 있었다’고 밝힌 보도가 나왔다.

<노컷뉴스>가 1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논문의 교신저자였던 윤형진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는 평소 친분이 있던 나 의원의 부탁으로 그의 아들 김 씨의 과학경진대회를 위한 연구를 도와줬다.

나 대표와 서울대학교 82학번 동기생인 윤 교수는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씨는 여름방학 기간이던 2014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저희 실험실에 출석해 연구를 수행했다”며 “비교적 간단한 실험연구였고, 실제로 학생이 스스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 등을 수행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 연구로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후 김 씨는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5년 ‘광전용적맥파와 심탄동도를 활용한 심박출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A Research on the Feasibility of Cardiac Output Estimation Using Photoplethysmogram and Ballistocardiogram)’라는 제목의 의공학 포스터에 제1저자로 등록됐다.

해당 포스터는 의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회의인 'IEEE EMBC(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또한 김 씨는 같은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비(非)실험실 환경에서 심폐 건강의 측정에 대한 예비적 연구(Preliminary study for the estimation of cardiopulmonary fitness in non-laboratory setting)’에 제4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발표된 연구물들에 등재된 고교생 연구자는 김 씨가 유일했다. 김 씨와 공동저자로 등재된 인물들은 모두 서울대 의공학과 소속이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 원내대표 "물타기 의혹 안타까워..법적조치 하겠다"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물타기 의혹이며 허위보도에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10일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의혹에 대해 “우리 아이는 본인의 노력과 실력으로 대학을 갔다”며 “물타기 의혹이 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희 아이가 미국에서 고등학교 방학 동안 실험할 곳이 없어서 실험실 사용을 부탁드린 적이 있다”며 “학술논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지역 고등학생 과학경시대회 나가는데 실험을 위한 것이다. 이후 과학경시대회에서 본인이 프레젠테이션하고 수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다고 강하게 반박하면서 “실험실 사용을 아는 분에게 부탁한 것이 특혜라고 읽혀지는 부분이 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논문 저자 등재에 대해서도 “우리 아이가 다 썼다. 7~8월에 실험을 했고 이후 과학경시대회 나가고 포스터 작성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우리 아이가 모두 실험하고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저희 아이는 미국 고등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며 “아이의 실력과 상관없이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 이와 관련해서 허위사실을 보도하거나 아이가 실력과 상관없이 대학을 간 것처럼 보도한 부분에 대해선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성신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사진=성신여대 홈페이지 캡처>

◆아들 의혹에 앞서서 ‘딸 부정입학’

한편, 나 원내대표의 자녀에 대한 의혹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나 원내대표는 딸 김 양이 성신여대에 부정 입학했다는 논란이 수면 위로 오르며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하지만 김 양은 지난 2012년도 성신여대 실기 면접 당시 '자신은 나경원의 딸'이라며 본인의 신분을 노출했고 학교 측은 이러한 부정행위가 김 양의 장애에서 비롯된 단순 실수라고 넘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됐다.

면접 당시 김 양은 “저희 어머니는 어느 대학을 나와서 판사 생활을 몇 년 하시고, 국회의원을 하고 계신 나경원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운증후군으로 인한 지적 장애를 가진 김 양은 성신여대 수시1차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을 통과해 2012년 현대실용음악학과에 입학했다.

김 양이 응시한 장애인 전형은 그 해에 처음으로 실용음악학과에 도입된 것으로, 공교롭게 당시 한나라당 최고의원이었던 나 의원이 성신여대에서 초청 특강을 한 후에 해당 모집요강이 확정됐다.

이후 성신여대 실용음악학과에서는 더 이상 장애인 입학생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신여대 또한 2018년 4월 내부감사를 통해 ‘나 의원의 딸이 합격한 전형의 신설 과정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었고 면접시험 역시 불공정했다’는 자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해당 의혹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1심과 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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