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 실적악화 책임지고 사의 표명..새 CEO에 ‘재무통’ 정 사장 선임
회사 측 “책임경영·성과주의 원칙 반영, 쇄신 통해 위기상황 극복 위한 조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LG디스플레이>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올해 연이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LG디스플레이가 수장을 교체를 통해 사업전략 재정비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를 8년간 이끌었던 한상범 부회장이 최근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다.

한 부회장 후임으로는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가 내정됐다. ‘재무통’인 정 사장은 과거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직한 바 있어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운 경영 환경을 타개할 적임자로 기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에서 용퇴한 한 부회장 후임에 정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LG디스플레이 이사회는 한 부회장 용퇴 의사를 수용한 배경에 대해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인사원칙을 반영하고 새로운 사령탑을 중심으로 사업전략을 재정비하는 한편,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내년 3월 주총까지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은 유지한다. 다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는 5000억원에 달한다. 1분기 1320억1800만원에 이어 2분기에도 3687억44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대외환경 악화에 따른 LCD(액정표시장치) 수요 감소와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LCD 패널 생산으로 인한 판매 가격 급락이 영향을 미쳤다.

한 부회장은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경영에서 물러나지만 재임 기간 회사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러다임을 LCD에서 OLED로 바꾸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 LG디스플레이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새 수장에 오른 정 사장은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CFO 및 COO 등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는 6년간 LG디스플레이 CFO를 역임하면서 사업전략과 살림살이를 책임지기도 해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오는 17일부터 집행임원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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