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작업 중 머리 끼임사고 ‘위험의 외주화’ 도마 위..회사 측 “현재 조사 중”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현대중공업에서 사내하청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최악의 살인기업’ 오명까지 얻은 가운데 노동자 사망사고가 또 다시 발생해 적잖은 비판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갈무리>

20일 현대중공업 및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3분께 LPG저장탱크 제작장에서 기압헤드 제거를 위해 가우징 절단 작업을 하던 중 헤드가 탱크에서 이탈되면서 아래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A씨가 사망했다.

A씨는 본체와 헤드 사이에 머리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으며, 이 사고 직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습이 늦어져 숨진 A씨는 2시간 이상 장비에 끼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장비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고, 시신은 오후 1시40분께 병원으로 안치됐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정확한 사고 원인 등과 관련해)현재 조사 중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사망사고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면서 2015년과 2017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잦은 산재 사망사고로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특별근로감독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의 사망 소식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상황.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사보를 통해 2018년 재해율(근로자 100명당 재해발생 건수)가 전년(0.327)보다 낮은 0.247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이 같은 성과는 평소 안전 준비를 꾸준히 해온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2017년 전사 통합관제센터와 가상현실 안전체험 교육장을 개소했고, 2016년에는 안전경영실을 독립조직으로 개편해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안전혁신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

올해는 중대재해 제로 및 재해율 0.184를 목표치로 정하고 이를 위해 사내 협력사 자율안전 관리를 지원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특히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는 1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안전강화 정책’을 시행해 재해율을 30% 가까이 낮췄다”며 “올해는 진정한 ‘세계 일류 안전기업’을 목표로, 생활 속에 안전이 뿌리 내리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산업현장 안전 강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경영진들도 ‘안전 최우선’을 첫번째 경영방침으로 꼽고 있는 상황에서 어김없이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는 상당히 뼈아픈 모습.

더욱이 원청업체가 어렵고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도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이번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에도 곱지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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