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수구·보수 이미지 탈피하고 싶지 않냐” 질의
野 의원들 “대구 존중해라” “예의 갖춰라” 강력 반발

지난 10일 대구 중구 동인동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도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대구시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이 ‘대구는 수구도시’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대구는 일제강점기만 해도 ‘모스크바’로 불릴 정도의 도시였다”며 “수구도시라는 현재 이미지와 다른 역사가 있는데 수구보수 이미지 탈피하고 싶어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권 시장은 “대구시민들은 수구보수라는 이미지에 억울해 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새마을장학금 규모와 관련해 “박정희 대통령과 그 딸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언급한 뒤 “지난 5년간 대구시의 새마을장학금 지원액이 15억6000만원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저소득층 자녀에게 지원한 장학금은 9억원이 안 된다”며 “대구시민들은 이해할지언정 국민들은 이해 못하고 이런 것 때문에 대구를 수구도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시장은 “새마을이나 박정희 대통령 부분과 관련해 그것이 대구의 수구성이나 그런 나쁜 것만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대구가 오히려 (도시 색채가)균형이 잡혀있다고 본다”고 맞섰다.

아울러 김 의원은 야권을 비꼬는 발언도 했다. 그는 “광주시와의 달빛(달구벌·빛고을)동맹,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이른바 ‘5·18 망언’에 대한 사과 등 ‘대구는 수구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시킨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보수나 새마을 같은 단어 말고 진보·개혁·혁신 같은 단어가 대구를 상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 의원들은 대구 정서와 대구시민의 자긍심에 대한 무례한 발언으로 규정하며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대구시민의 생각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대구 정서에 대해 (김 의원이) 이야기한 것은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건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박완수 의원도 “(김 의원의 발언이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맞다”며 가세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은 “대구시청에 대한 국정감사이지, 대구시민에 대한 감사냐”며 “대구에 왔으면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 대구시민을 수구 꼴통으로 이야기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대구시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람은 당신 같은 사람”이라고 하자 조 의원은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왜 건드리느냐. 광주 가서 자존심 건드리면 좋은가”라며 언쟁을 벌였다.

이같은 여야간 언쟁은 민주당 소속의 전혜숙 행안위원장이 “조원진·윤재옥 의원이 대구 출신이니 너그럽게 받아주기 바란다”며 “김 의원도 대구시민에 대해 비하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상대의원을 존중하는 태도로 마지막 국감을 잘 마무리하자”고 수습하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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