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이 애물단지? 특혜·비리·적자..한전 ‘방만 공기업’ 전락 왜
‘김종갑’이 애물단지? 특혜·비리·적자..한전 ‘방만 공기업’ 전락 왜
퇴직자 기업 수의계약부터 잇단 직원 비위까지 ‘시끌’
지난해 1조원대 순손실..소액주주 “김 사장 사퇴하라”
  • 이민경 기자
  • 승인 2019.10.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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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를 이끄는 김종갑 사장의 경영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한전 내부에서는 직원 비위 사실이 매년 끊이질 않고 있고, 기획재정부 지침도 무시한 채 퇴직자 모임에 20년 넘게 일감을 몰아주면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른 까닭이다.

김 사장은 “윤리경영은 조직 존폐와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지난해 취임 직후 윤리준법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지만, 그러나 고질적인 문제들은 개선의 기미가 없어 그의 리더십에도 의문부호가 달리는 형국이다.

더욱이 한전은 지난해 1조17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방만경영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 사장은 억대의 경영평가 성과급을 받아 더 큰 빈축을 사고 있는 실정.

특히 한전 일부 소액주주들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 사장의 사퇴 촉구 목소리를 높이기도 해 김 사장이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1일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서 열린 2019년도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1일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에서 열린 2019년도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퇴직자 기업에 일감 몰아주기..수의계약 특혜 지적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육상전력이 닿지 않는 섬 발전소 운영을 제이비씨에 위탁해 왔고 23년간 수의계약 금액은 7401억원에 달했다.

1997년 47억원이던 계약금액은 2019년 618억원으로 13배 증가했다. 또 관리 지역은 6개 섬에서 67개 섬으로 1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제이비씨가 한전 퇴직자들이 만든 회사라는 것. 제이비씨는 한전 퇴직직원 모임인 사단법인 한전전우회에서 100% 출자한 기업으로, 김영만 이사회의장과 이인교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임원이 한전 출신이다.

결국 한전은 20여년간 퇴직자만 배불리는 수의계약을 맺었고,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다.

제이비씨에 대한 특혜 시비는 2015년, 2016년 국감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관행이 고쳐지지 않자 기재부는 올해 4월 공공기관 퇴직자 단체와 수의계약을 금지하는 계약사무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은 해당 기관의 퇴직자  단체나 퇴직자 단체의 회원사·자회사와 수의계약이 금지된다.

현행 시행령에서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해당 기관 퇴직자 또는 퇴직자를 임원으로 고용한 법인과의 수의계약을 2년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퇴직자 단체와 관련한 규정은 없었다.

또한 기타공공기관은 퇴직자 관련 규정 자체가 없었으나, 공기업 수준으로 규정이 강화됐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지역제한 경쟁입찰 허용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공사현장 소재 지역 업체에만 입찰 참여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현재 78억원 미만의 종합공사, 7억원 미만의 전문공사에 대해서만 지역제한 경쟁입찰을 적용했지만 전문공사 허용범위를 1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이처럼 기재부는 퇴직자 단체와 수의계약을 막고 계약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규정을 개정했다. 그러나 한전은 이를 무시하고 올해 8월 제이비씨와 618억원의 수의계약을 또 체결한 것으로 드러나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섬 발전소 운영이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

그러나 최 의원은 “2018년 기준 전국 127개 섬 중 제이비씨가 운영하는 곳은 65개(51%)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지자체 공무원과 주민들이 관리하고 있다”며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한전의 설명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5년간 매년 400건이 넘는 지적사항이 나오고 있다”면서 “섬 발전소 위탁운영 업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쟁도입 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의원실
한전-제이비씨 수의계약 내역 <자료=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금품수수·성희롱 등 잇단 직원 비위..국내 최대 공기업의 배신

국민 혈세가 투입된 공기업 안팎에서 불거진 잡음에는 더 큰 성토가 쏟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특히 한전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것은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포착된 한전 직원들의 비위 정황들은 공기업 이미지와 신뢰도를 바닥까지 실추시키고 있는 형국.

산자위 소속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업부와 한전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전체 2만명의 정규직 가운데 감봉 이상 중징계를 받은 한전 직원은 346명으로 집계됐다.

징계 수위로는 ▲감봉 196명 ▲정직 91명 ▲해임 59명 등이다.

사유별로 살펴보면 ▲음주운전이 10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금품 및 향응 수수 79명 ▲태양광사업 관련 비위 29명 ▲업무처리 부적정 27명 ▲출장비 부당수령 19명 ▲근무태만 17명 ▲성희롱 16명 ▲폭언·폭행 11명 ▲자기사업 영위 10명 ▲배임·횡령 5명 순이었다.

한전은 금품 수수로 해임된 직원이 대표로 있는 회사와 50억원짜리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 전 팀장 A씨는 초음파 진단 신기술과 장비가 한전으로부터 공인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취지로 관련 업체 대표 B씨로부터 약 3500만원의 뇌물을 받았고,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한전에서 해임됐다. 또 A씨는 같은 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7000만원, 추징금 3514만원의 형사처벌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형사처벌을 받은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뇌물 제공업체의 자회사 대표로 재취업했다.

특히 한전은 A씨가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이 회사와 213건, 47억9000만원 규모의 초음파 진단 용역계약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사업과 관련해 직원 비위도 다수 적발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태양광 저가매수 및 금품수수, 부당연계 업무 처리 등으로 해임 4명, 정직 9명 등 총 51명의 직원이 신분상 조치를 받았다.

한전 자체 감사에서도 접속공사비 면달, 태양광 연계용량 관리 부적정 등으로 징계 12명 등 총 43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가 내려졌다.

적발 내용들은 태양광 발전소 시공사업에 필요한 한전 내부 정보를 제공하거나 행정절차 편의를 제공하면서 업체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받은 경우, 가족 등 차명으로 태양광 사업을 실소유하거나 운영하는 등 자기사업 영위 등이 다수였다.

김 의원은 “법적 근거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고 해도 한전에서 뇌물을 수수했다가 해임된 직원이 재취업한 뇌물 공급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은 부적정 하다”며 “윤리경영은 조직 존폐와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한전은 비위 척결을 위한 특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소액주주행동은 지난 5월20일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공사 강남지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전 부실경영에 대한 사죄 및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한전소액주주행동은 지난 5월20일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공사 강남지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한전 부실경영에 대한 사죄 및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김종갑 사장, 말로만 비상·윤리경영?..리더십도 ‘흔들’

한편, 김 사장은 2018년 4월 제20대 한전 사장에 취임한 이후 ‘비상경영’에 시동을 걸고 공사의 체질개선을 꾀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1조17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이런 가운데 김 사장은 1억700만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을 챙겨 비난 여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 사장 취임 후 한전이 흑자를 낸 적은 지난해 3분기 단 한 번뿐이다.

한전은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에도 928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최근 3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퇴직자 특혜, 직원 비위 등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면서 내부적으로 윤리경영, 투명경영을 정착시켜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자던 김 사장의 다짐도 물거품이 되는 모양새다.

김 사장은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리더십 부문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A0)’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경영 방침은 내부적으로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김 사장의 리더십 문제로 번지는 한편, 향후 거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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