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행하는 10대들의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 탈선은 물론 집단폭행 등 강력 범죄가 증가하면서 10대 범죄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 청소년들의 범죄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처벌은 미약하다’라는 게 사회의 인식이다.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청소년 범죄가 저연령화, 흉포화하는 현실을 직시해 소년법 연령 기준과 형량 감경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해 학생 제보가 담긴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캡쳐>
피해 학생 제보가 담긴 페이스북 글.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캡쳐>

◆“무릎 꿇리고 뺨 때리고”..집단폭행 피해자의 눈물

전북 익산에서 여고생 2명이 중학생 1명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공동폭행 혐의로 여고생 A양(17)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건은 페이스북에 영상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전날 페이스북 ‘익산 싹 다말해’ 페이지에는 ‘최근 익산에서 일어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된 것.

1분30초 분량의 영상에는 여고생 2명이 여중생의 무릎을 꿇리고 욕설과 함께 수차례 뺨을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 같은 폭행은 2시간 가량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폭행 현장에서 일행 가운데 1명이 찍은 다음 주변 친구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판 관리자는 “영상 속 피해 학생과 부모로부터 이번 사건을 널리 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탄도 한 수 배우고 갈 무개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 학생은 무서워 집 밖에도 나오지 못하고 상태”라며 “현재 경찰서에 사건을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행 사건은 9일 익산시 모현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피해 학생은 이튿날인 10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소년들이 또래 학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경기 수원 한 노래방에서 여중생들이 초등학생 1명을 집단으로 폭행해 사회적 파장이 일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래방에서 한 여학생이 다수의 여학생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피를 흘리는 영상이 퍼졌다.

이와 관련해 ‘06년생 집단 폭행 사건’이란 제목으로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청원은 하루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현재 SNS에서 06년생으로 추정되는 다수의 인원들이 한 여학생을 폭행해 영상에서 보기에도 출혈이 심하다”며 “현재 영상 속 가해자들을 알고 있는 소수의 인원들이 용기 내어 익명 제보를 해주었고 가해자 명단까지 공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 때문에 다수 인원이 한 사람을 폭행했는지 사유가 불분명하다”며 “이 학생들은 필히 엄중처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을 박탈하면 어떠한 죄가 성립되며 본인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어지는지, 그리고 폭행당한 피해 여학생의 인권을 몰락시킨 데 대해 깨우치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폭행 혐의로 중학생 B양 등 7명을 검거하고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법원의 동행영장을 발부받아 소년분류심사원에 신병을 인계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법무부 소속 기관으로 비행 청소년 등을 위탁받아 수용하는 곳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최근 5년간 범죄소년 37만4482명..매일 200명 이상 검거

한편, 최근 범죄소년에 의한 범죄양상이 더욱 과격해지고 대범해지고 있다.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5년간 연평균 7만4000여명의 범죄소년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검거된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만 18세 이하)은 총 37만44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평균 7만4896명이 검거된 것으로서 최근 5년간 매일 200명 이상의 검거된 셈이다.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범죄소년 검거인원 중 4대 강력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로 인한 검거인원은 21만7004명으로 전체의 57.9%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절도가 11만1887명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은 10만3385명, 살인 96명, 강도 1636명이었다. 범죄소년 검거인원이 전체적으로는 감소하고 있지만 폭력의 경우 최근 5년간 꾸준히 그 숫자가 유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연령대의 전체 인구 10만명 당 검거인원을 5년 전과 비교할 때 만 19세 이상인 성인의 경우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범죄소년은 미세하지만 증가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연령별로는 6만6259명 중 18세가 1만7496명(26.4%)으로 가장 많았고 ▲17세 1만5422명(23.3%) ▲16세 1만3344명(20.1%) ▲15세 1만1594명(17.5%) ▲14세 8327명(12.6%) 순으로 나타나면서 연령과 검거인원의 수가 비례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재범률은 33.7%로 2014년에 비해 4.1%포인트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3명 중 1명은 범죄를 다시 일으키고 있다. 범죄소년에게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 달리 지난해 구속률은 1.2% 수준이었다.

소 의원은 “강력범죄와 집단범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재범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효과적인 선도프로그램 및 위기청소년 발굴을 통해 청소년 범죄 대응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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