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펜벤다졸’ 복용 후 호전 소문 확산돼 주의 당부
“장기 투여시 신경·간 등 손상..간 종양 촉진 실험 결과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시한부 암환자가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 복용 후 건강이 호전됐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진 가운데 보건당국은 SNS를 통해 확산된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며 복용을 자제할 것을 재차 당부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는 28일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말에도 암환자의 동물용 구충제 복용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입증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항암제는 신물질 발견 후 암세포 실험, 동물실험을 거쳐 사람에서 안전한 용량을 확인(1상 시험)하고, 암의 종류별로 효과를 확인(2상 시험)한 후 기존 항암제와 비교(3상 시험)하여 시판을 하게된다. 하지만 펜벤다졸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식약처는 “최근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라며 “사람에게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벤다졸은 암세포의 골격을 만드는 세포내 기관을 억제해 항암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같은 원리의 항암제는 이미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작용으로 허가된 의약품 성분으로는 빈크리스틴(1986년 허가), 빈블라스틴(1992년 허가), 비노렐빈(1995년 허가)이 있다. 또 이와 유사한 작용을 하는 허가된 의약품은 파클리탁셀(1996년 허가)과 도세탁셀(2006년 허가) 등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항암제는 개발과정에서 일부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더라도 최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 때문에 한두 명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을 약효가 입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전문가들은 ‘구충’ 효과를 나타내는 낮은 용량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항암효과를 위해서는 고용량, 장기간 투여해야 하므로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항암제와 함께 구충제를 복용하는 경우 항암제와 구충제 간의 약물상호작용으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펜벤다졸과 관련된 주장들은 증명된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항암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내용에 대해 식약처는 “펜벤다졸은 최근까지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결과는 없다”면서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시킨다는 동물실험 결과 등 상반된 보고도 있었다”고 했다.

또한 40년 동안 사용된 안전한 약이라는 소문과 관련해서는 40년 이상 사용된 대상은 동물이며 사람에게는 처방해 사용한 적 없으므로 사람이 사용할 때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체내 흡수율이 20정도로 낮아 안전하다는 주장은 있지만, 흡수율이 낮은 항암제는 효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아 고용량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용량 증가에 따라 독성이 증가하게 된다.

식약처는 “대한암학회 등 전문가와 함께 동물용 구충제를 항암제로 복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할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환자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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