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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명의 ,쉼표
[이상명의 ,쉼표] 독일식 ‘슬로우’ 교육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韓 ‘사교육 의존’ 높은 반면 친구들과 뛰어노는 게 ‘교육’이라는 독일 교사들
이상명 기자 (114@00news.co.kr)  2019. 10. 29

[공공뉴스=이상명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다음달 14일에 치러진다.

초등학교 6년과 중고등학교 6년, 도합 12년의 노력에 대한 결산이 수능시험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직업과 삶의 방향을 결정 짓는 큰 시험인 만큼 이날 단 하루를 위해 공부해왔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실제로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9 청소년 통계’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전년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82.5%), 중학교(69.6%), 고등학교(58.5%) 순으로 나타나 학년이 어릴수록 참여율이 높았다.

사교육 문제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사교육이 가장 심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폐해가 가장 큰 국가일 것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야 할 나이에 아이들은 공부에 집중한 나머지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며 정서적으로도 불안하다. 또 입시의 중압감 때문에 많은 가정에서 가정교육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고 가족 간의 대화도 사라져가고 있다.

사교육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단기간에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100% 전인교육을 실시할 수는 없을지라도, 사설학원이 학교 교육보다 우선시되는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교육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사진=뉴시스>

◆‘오락가락’ 입시 정책에 머리 싸맨 학생·학부모

사교육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며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사교육의 맹점은 선행학습을 원하는 학부모의 심리에서 출발한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먼저 배우고 먼저 익혀서 더 잘하길 바라는 부모 마음을 이용한 것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문제로 불거진 입시전형 개선 목소리가 일파만파 커지며 사교육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입 전면 재검토’ 발언이 나오자 코스닥에 상장된 수능 관련 사교육주(株)가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시 확대’ 방침을 밝히자 교육계는 일제히 혼란에 빠졌다. 당초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공정성을 강화해 대입 전형 불신을 잠재우겠다는 입장이었다.

정부와 교육부 간 엇박자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과연 교육적 숙고를 통해 나온 발언인지 의문을 표했다. 1년 전 협의했던 대입 정책을 당·정 협의 없이 여론을 의식해 발언했다는 것이다.

‘조국발’(發) 입시 정책 개선 시동이 학부모들 불안을 가져왔고 국민 여론을 의식한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교육계가 술렁이며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의 입시설명회가 발 디딜 틈 없는 문전성시를 이루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의 대입 정책은 1945년 이후 무려 16번의 개편과정이 있었다. 정부의 입시정책이 일관되지 못하고 매번 바꿔왔다는 의미다.

광복과 동시에 실시했던 대학 입시는 부정 입학이 불거지며 6·25 전쟁 직후 대학입학연합고사와 대학별 본고사로 병행돼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다시 1974년부터 변경 시행된 예비고사와 본고사 체제는 1981년 입시 과열과 이중부담을 없앴다는 전두환 정권의 취지로 끝이 났다. 이때 전국적으로 사교육 금지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1994년부터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00% 정시였던 당초 방식과 달리 학생부 도입, 수시 도입 등 변천 과정을 거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관련 입시정책이 변할 때마다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곤 했다. 한국 사교육 시장은 연간 18조로 공교육 투입비용 54조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선행학습 없는 독일..공교육 통해 협동심 배운다

문득 우리나라와 달리 선행학습이 없는 독일의 슬로우 교육정책을 바라본다.

독일 교사들은 절대 사교육을 하지 말라고 권장한다. 미리 배운 것(사교육을 통해)을 학교에 와서 정답을 말하면 생각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

독일이 유럽국가 중에서 대내외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는 동력은 체계적이고 실효적인 ‘교육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유치원 교육을 시행한 독일이지만 한국의 유치원처럼 취학 전 아이들에게 국어, 수학, 영어 등을 가르치지 않는다. 독일 유치원은 아무 수업도 하지 않은 채 놀이를 통해 자율과 협동심을 배우는 것에 중점을 둔다.

특이한 점은 독일에서 홈스쿨링은 법적으로 금지한다. 홈스쿨링을 위해 이민을 선택하는 부모가 있을 정도로 홈스쿨링에 대해 엄격하다. 공교육을 통해 협동심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독일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교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교사가 교단에서 일방적인 교육을 하는 방식이라면 독일은 교사와 아이들이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양방향 수업방식이다.

독일은 유치원 나이부터 교육을 통해 의견을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익힌다.

한국 교실에서 질문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 것과 달리 독일 교실은 토론식 수업이다. 수업 시간 때면 교실 안은 재잘재잘 토론하는 아이들과 질문하는 아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곧 ‘교육’이라는 독일교사들의 외침과 달리 늦은 밤까지 학원가로 몰리는 한국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오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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