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9개 항공사 경영진과 긴급 안전점검 회의 개최
국토부 “안전 신뢰 흔들..조사 결과 문제 발견시 엄정 조치”
안전강화 조치 시행..‘동체균열’ 보잉 737-NG 점검 앞당겨

권용복(오른쪽 세번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3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항공사 긴급 안전점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용복(오른쪽 세번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30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항공사 긴급 안전점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최근 엔진 화재, 고장 회항 등 항공기 안전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승객들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정부가 국내 항공사 군기 잡기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30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내 9개 항공사 경영진 및 운항·정비본부장 등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긴급 안전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안전강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이달 들어 국내 항공사들의 항공기 안전 장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것.

지난 25일 오후 7시30분 김해공항에서 김포로 떠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207편(보잉737-800기종)이 소프트웨어(SW) 결함으로 40여분 만에 긴급 회항했고, 같은날 대한항공 항공기는 연료밸브 고장으로 지연됐다.  

또한 18일에는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출발하려는 아시아나항공 OZ202편(A380) 여객기 1번 엔진에서 화재가 나기도 했다.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최근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는다”면서 “어렵게 쌓아온 신뢰가 여러 사건들로 인해 흔들려 큰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처분 등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며 “항공사에서도 철저히 자체 조사를 하고 조종사의 비상 대응 훈련 강화, 항공기 정비 등 필요한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와 국내 항공사들은 12월 동계 성수기 이전 항공안전 확보를 통해 국민들이 안전하게 항공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  

이를 위해 국토부는 내달 1일부터 9개 항공사에 대해 항공안전감독관을 투입해 안전점검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미흡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 조치할 계획이다.

먼저 11월 중 최근의 사례에서 가장 문제가 된 ▲조종사 비상대응훈련 ▲반복고장 발생 기종·부품에 대한 정비방식 ▲악기상 등 비상 시 운항통제 절차 등 3개 분야를 우선 점검하기로 했다.

이어 2단계로 12월까지 항공사의 위험요인 경감조치 등 안전관리시스템(SMS) 이행실태, 승무원 휴식시간과 항공신체검사 운영실태, 비상시 기장과 객실승무원간 상황전달체계 등을 추가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제주항공 측은 “이번 회항 과정에서 나타난 미흡사항을 철저히 진단하고 운항 중 비상상황별 기장 대처요령 정비, 기장의 지식 및 기량훈련 강화, 비행중 기장과 종합통제실간 상황전달체계 강화 등 업그레이드된 자체 안전운항체계를 내달까지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뉴시스>

또한 국토부와 항공사 관계자들은 최근 일부 항공기에서 동체균열이 발견된 B737-NG 기종에 대한 우리 항공사의 점검 진행상황과 조치계획도 논의했다.

앞서 중국 B737 개조 중 동체와 날개 연결 구조부위에 균열 발견됐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달 4일 긴급점검 명령 발행했다. 이에 국토부도 국내 B737-NG 150대에 대해 감항성 개선지시(AD) 발행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우선 점검대상에 오른 3만 비행횟수 이상 항공기 중 9대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항을 중지한 상태다.

관련 조치를 위해 제작사(보잉) 기술진이 내달 초 방한해 항공기를 수리하면 정부 항공안전 감독관이 감항성 개선지시 이행의 완결성을 최종 확인 후 운항재개토록 조치할 계획이다.

나머지 108대 중 2만2600차례 이상 비행한 22대는 당초 5개월 이내 점검토록 돼 있으나 다음달까지 조기 완료하고, 2만2600차례 미만 비행한 86대에 대해서도 비행 횟수 도달 이전에 점검을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항공기 고장 시 예비부품 부족으로 인한 장기지연 발생을 줄이기 위한 예비부품 공동활용(파트풀링) 제고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현재 제주항공·이스타·티웨이항공이 시행 중인 부품 공동활용 사례를 타 항공사와 공유하고 활성화 및 제도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권 실장은 “국민안전에는 양보가 없다는 원칙 아래 항공안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편안한 교통기능이 제공되도록 안전개선 사항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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