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회사 이끈 국내 최장수 CEO..31일자로 퇴임
내달 1일 사내 월례조회 통해 직원들에 퇴임 공식화
후임엔 강승수 부회장..이영식 사장도 부회장 승진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국내 최장수 CEO(최고경영자)인 최양하 한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40년 ‘한샘맨’인 최 회장은 지난 25년간 한샘을 이끌면서 회사를 매출 2조원 규모까지 성장시켰다. 한샘을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인테리어 업체로 키운 그는 한국 가구업계의 ‘산증인’으로 평가받는다.

최양하 한샘 회장 사진=뉴시스
최양하 한샘 회장 <사진=뉴시스>

한샘은 최 회장이 31일자로 퇴임한다고 이날 밝혔다. 최 회장은 내달 1일 사내 월례조회를 통해 직원들에게 자신의 퇴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한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놨다. 그는 직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용한 퇴임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8번째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의 임기는 당초 2021년 3월까지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회사 안팎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용퇴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 회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우중공업을 거쳐 1979년 한샘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특히 입사 15년 만인 1994년 대표이사 전무에 올라 한샘의 사령탑을 맡았고 2010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꼽히는 인물인 그는 국내 500대 기업 최장수 CEO로도 기록됐다. 

최 회장이 한샘을 이끌면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매출이다. 최 회장이 대표직을 맡았던 1994년 1000억원 규모였던 한샘 연 매출은 2014년 1조원을 돌파했고, 2017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2조원을 넘겼다.

국내 가구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최 회장은 무엇보다도 주거문화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이 한샘에 입사한 1970년대 후반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 붐이 불던 시기다. 때문에 부뚜막 문화에서 현대식 부엌으로 바뀌던 전환기로 최 회장은 규격화된 부엌 설계를 통해 주방 가구 대중화를 선도했다.

그러나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최 회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17년 사내에서 터진 성폭행 사건으로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고 성장세가 꺾인 점은 오점으로 남는다.

최 회장은 그간 후배 양성을 위한 교육과 사업 기회 마련의 뜻을 밝혀온 만큼 퇴임 후 이와 관련한 청사진을 구상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 회장의 후임은 강승수 부회장이 맡는다. 한샘은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강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재무를 책임졌던 이영식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전략기획실을 총괄적으로 지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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