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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의 재계ON
[이민경의 재계ON]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의 ‘조국’ 따라잡기
가족회사 특혜 의혹·노사갈등에 퇴진 목소리 거세..책임 떠넘기기식 행보 입지 ‘흔들’
2019. 11. 05 by 이민경 기자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이강래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 사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행보가 ‘평행이론’을 이루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과의 불법 파견 문제에 있어 조 전 장관과 비슷한 ‘책임 떠넘기기’ 화법으로 빈축을 산 가운데 최근에는 이 사장 가족까지 공직자의 사적 이익 추구 행위와 관련해 잡음이 불거진 것.

도로공사에서 추진 중인 가로등 교체 사업 핵심부품을 이 사장의 가족회사가 사실상 독점 납품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러나 시민단체는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이해충돌 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등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

이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사장에게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자 노동계에서는 이 사장이 ‘배임죄’ 등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파면 목소리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뉴시스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사진=뉴시스>

◆시민단체, 이강래 사장 가족 의혹 관련 ‘이해충돌 여부’ 권익위 조사 요청

5일 참여연대에 따르면, 전날(4일) 권익위에 이 사장의 동생이 주요 주주, 임원으로 재직 중인 업체가 도로공사가 시행 중인 사업의 핵심 부품을 독점 공급하는 사실이 밝혀진 것과 관련해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 및 조사할 것을 요청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현재 권익위는 사실관계 확인 등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JTBC는 이 사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가 도로공사가 시행 중인 LED 조명 교체 사업과 관련해 핵심 부품인 PLC칩을 독점 공급하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해충돌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사장 동생이 경영에 관여한 회사인 ‘인스코비’가 도로공사의 가로등 교체 사업 과정에서 핵심 부품의 80%를 공급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도로공사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이 사장이 해당 업체가 LED 조명 부품 공급업체임을 사전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LED 조명 교체는 이미 이 사장 취임 전에 시작한 사업이라고 관련 의혹을 반박했다.

또한 도로공사는 조명 교체 사업은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과 계약을 체결해 시행하고 있으며, ESCO업체의 부품 선정은 전적으로 그 업체에서 결정하는 사항이므로 이해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품업체 역시 “PLC칩을 납품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1월30일 이 사장 취임 이전인 2013년 10월부터”라며 “이 사장의 동생은 주주로서 역할만 하고 있을뿐 주요 경영활동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도로공사 사장이 도로공사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 임원이므로 공사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논란이 된 업체가 핵심 부품을 독점 납품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기관장의 사적 관계에 따른 영향력 행사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관장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이해충돌이 발생할 사항이 있다면 이를 투명하게 밝히고, 직무상 관여를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도로공사 측은 공사와 해당 업체 간 이해관계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과 함께 이 사안이 법률상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만을 내세웠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 표준안’ 등에 공사의 임직원 본인과 4촌 이내 친족, 임직원의 가족이 임직원으로 재직한 법인·단체가 ‘직무관련자’인 경우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도록 규정돼 있다는 점을 들면서 권익위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원과 임원의 가족 등이 공사 및 그 자회사 등과 수의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다는 점 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이 사장의 사적 이해관계 신고 여부 ▲도로공사와 계약을 맺은 업체에 유독 특정업체의 부품이 독점적으로 사용된 경위 및 수의계약이나 독점계약을 체결하도록 영향을 끼쳤는지 여부 ▲도로공사가 부품의 규격을 규정한 ‘조명제어시스템 지침서’에 특정업체에게 유리한 조건의 내용을 포함시켰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을 권익위에 요청했다.

고속도로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이 지난 9월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입장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규탄과 1500명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속도로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이 지난 9월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입장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규탄과 1500명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취임 초 ‘캠코더’ 인사 지적 시끌..요금수납원에 가족 문제까지 잇단 악재

이 사장은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 선거운동을 도왔으며 2017년 11월 도로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취임 초기부터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캠코더’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 왔고, 이후에도 톨게이트 수납원들과의 갈등과 이번 가족 관련 의혹 등 계속되는 악재에 순탄치 않은 임기를 보내고 있다.

앞서 8월29일 대법원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을 청구한 사건에서 공사가 요금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는 요금수납원들이 2013년 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 지 6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외주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은 “도로공사와 외주용업업체가 맺은 계약은 사실상 근로자 파견계약”이라며 “2년의 파견 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로공사 측은 용역업체가 독자적으로 노동자를 채용하며, 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도 독자적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파견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업무 지시를 했다는 점 등을 미뤄 요금수납원들을 도로공사에 고용된 직원으로 봐야 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고, 대법 역시 수납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후 도로공사는 대법 확정 판결 대상자 499명만 직접 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었고, 노사 갈등은 현재까지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9월 대법 판결 이후 요금수납원 고용안정 방안을 제시하는 설명회 자리에서 “책임자로서 송구스럽다”면서도 불법파견은 지난 정부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문재인 정부나 본인에게 있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가족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불거진 조 전 장관과 유사한 책임 떠넘기기 화법을 구사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평행이론?..2020년 임기까지 자리 지킬 수 있나

이런 분위기 속 이 사장 가족에 대한 의혹도 확산되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톨게이트노조는 이 사장의 배임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고발장을 최근 청와대 민원실을 통해 권익위에 접수했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금수납원들은 대법 판결 취지마저 무시한 채 해고 상태로 방치하는 이 사장이 제 가족은 배를 불리기에 여념이 없었다는 것이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고 이 사장을 규탄했다.

이어 “이 사장을 임명한 청와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결하라는 의미로 고발장을 청와대에 접수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정치권에서도 이 사장을 향해 “‘나는 몰랐다’는 어이없는 이 사장의 변명은 국민의 화를 더 돋울 뿐”이라며 “이 사장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은 구질구질한 변명이 아닌 사죄의 말, 사퇴의 변이다”라고 일갈했다.

권익위는 이 사장의 가족회사 특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시민단체와 노조, 정치권에서도 이 사장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상태.

이처럼 수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도로공사와 이 사장 본인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도도 하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조 전 장관의 ‘책임 떠넘기기식’ 행보를 답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 사장이 2020년 11월까지 임기를 순탄하게 마칠 수 있을지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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