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청소년 범죄] 동급생 집단폭행 고교생 ‘퇴학’ 처분에 쏠린 눈
[도 넘은 청소년 범죄] 동급생 집단폭행 고교생 ‘퇴학’ 처분에 쏠린 눈
친구 옷 벗기고 몸에 낙서한 여고생들..법원 “퇴학 처분 마땅”
잇단 물의에 소년법 개정 요구 ↑..올바른 성장 도모 목소리도
  • 이상명 기자
  • 승인 2019.11.07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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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상명 기자] 동급생을 폭행해 돈을 빼앗고 옷을 벗겨 몸에 낙서한 고등학생들에게 퇴학 처분이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최근 전북 익산에서는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고 연락을 피한다는 이유로 중학생을 집단 폭행한 여고생들이 검찰에 송치되는 등 하루가 멀다하고 연일 들려오는 청소년 범죄로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렇듯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잔혹해지면서 소년법을 폐지하거나 소년법 적용대상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쏟아지는 이유다. 더욱이 초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과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들이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학교폭력예방 가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매년 늘어가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상기시키고 적극적인 활동과 지지를 독려하기 위해 실시됐다. <사진=뉴시스>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과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들이 지난해 10월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학교폭력예방 가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매년 늘어가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상기시키고 적극적인 활동과 지지를 독려하기 위해 실시됐다. <사진=뉴시스>

◆법원 “동급생 강제추행·금품갈취 10대 퇴학 처분 ‘마땅’”

춘천지법 행정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도내 소재 고등학교 여고생인 A양과 B양 등 고교생 2명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장을 상대로 낸 ‘퇴학 처분 취소의 소’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법원 등에 따르면, A양 등은 2018년 10월 초까지 수개월간 같은 반 친구 C양의 옷을 벗겨 몸에 그림을 그리는 등 강제추행을 일삼았다. 

또한 벌칙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C양의 머리를 때리거나 약병에 담긴 물을 코와 귀 등에 대고 쏘는 등 물고문까지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교실에서 사인펜으로 C양의 허벅지를 수차례 내려찍고 폭행하는 한편,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100여만원의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다. 

A양 등은 동급생 C양이 평소 말수가 적고 성격이 소심해 답답하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로 A양 등은 지난해 10월 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출석정지 5일과 특별교육 24시간 및 보호자 특별교육 6시간 등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C양의 아버지는 이에 불복, 같은해 11월 학교 폭력행위 등에 대한 형사 고소와 함께 재심을 청구했다.

결국 A양과 B양은 강원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의 재심 결과 퇴학 처분을 받았고, 이후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A양 등은 “무조건 퇴학보다 가벼운 조치로도 선도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은 채 처분이 이뤄졌다”면서 “이번 처분은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규정한 학교폭력예방법을 위반해 절차적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건에 대한 처분이 이뤄져 대학생활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한다”며 퇴학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강조했다.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가해 학생들은 이번 학교 폭력 사건으로 고교 3학년 2학기 때 퇴학 처분을 받아 대학 입학 취소 위기에 놓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 측 고소로 이뤄진 수사와 재심 단계에서 피해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 점 등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퇴학 처분은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퇴학 처분은 A양 등 2명의 선도 가능성과 학교 폭력 행위의 심각성이나 피해 학생의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해 행해진 것”이라며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C양의 옷을 벗겨 신체에 그림을 그린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 피해자에게 큰 모멸감과 수치심을 줄 수 있어 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게임 등을 빌미로 이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는 점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큰 만큼 여러 사항을 고려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C양의 부모는 행정소송과는 별도로 A양 등 2명을 고발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올해 8월 1심에서 이들은 특수강제추행죄와 공동공갈죄가 유죄로 인정돼 각각 징역 2년, 장기 2년·단기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끊임없는 청소년범죄..국회 계류된 소년법 개정안 ‘답답’

이번 사례와 같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청소년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월 익산 여중생 폭행사건, 9월 수원 노래방 06년생 폭행사건 등 10대들의 집단 폭행 논란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6월 광주에서 발생한 10대 집단 폭행 사망사건은 잔혹성이 상당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인 10대 4명은 직업학교에서 만난 또래 학생인 피해자 D군과 올해 3월부터 한집에 살면서 D군의 아르바이트비를 빼앗고 매일 폭행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물고문은 물론, 갈비뼈가 부러지고 항문이 파열될 정도로 폭행을 가했고 D군은 결국 숨졌다.  

이처럼 청소년 범죄가 빈번하자 소년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문제를 일으킨 10대 청소년들에게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글들이 잊을 만 하면 올라오고 있다.  

소년법이란 범죄를 저지른 만 14세 미만 청소년들은 죄를 묻지 않고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형을 낮춰주는 제도를 말한다.

그러나 최근 발생하는 청소년 범죄를 살펴보면 초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수법도 날로 지능화·잔혹화되면서 소년법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범죄를 저지를 청소년들에게 응당한 처벌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소년법 개정안이 국회에 잠들어 있는 사이 또다시 청소년 잔혹 범죄가 일어나면서 국회를 향한 공분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높은 수위의 처벌보다는 가해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청소년범죄 피해자에 중점을 두고 가해 학생과의 관계 치유를 강조하고 있다. 즉, 가해 청소년도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

미국 법무부 소년사법 및 범죄예방정책국은 이와 같은 방안을 소년사법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한국이 청소년 범죄를 가정법원에서 다루는 것과 달리 미국의 일부 주나 독일,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소년범만 전문으로 하는 소년법원을 따로 두고 있다.

이상명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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