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제안으로 시작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황 대표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이 전화통화로 보수 통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다만 보수대통합의 전제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 문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 <사진=뉴시스>

유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날(7일) 오전 황 대표와 전화통화를 했으며 보수재건을 위한 대화 창구를 만들자고 이야기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통합 논의에서 제외하자는데 합의를 이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탄핵을 묻고 가자’ 의제에서 ‘탄핵문제는 빼겠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음을 분명히 한다”며 “오늘 통화는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는 황 대표가 범보수대통합 협의 기구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황 대표는 모든 보수 정치 세력과의 통합을 주장했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두고 변혁과 우리공화당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전날 보수통합을 논의하는 당내 통합 협의 기구 실무팀에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선정했다. 변혁도 같은 날 권은희, 유의동 두 의원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신당 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양측이 통화한 시점은 유 의원이 변혁 비상회의를 마치고 난 오전 11시께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이 직접 통화한 것은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안부 인사를 한 차례 나누고 나서 처음이다.

한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8일 유 의원의 ‘보수 통합’ 추진을 비판하며 탈당을 재촉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화를 안 받기로 유명한 유 의원이 황 대표의 전화를 받은 것을 보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며 “이제 통합의 시계도 돌아가고 신당기획단도 발족했으니 바른미래당과의 관계는 빨리 정리해주는 게 정치적 도리”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유 의원은 통합 전제 조건으로 3원칙을 제시했고 변혁은 신당기획단을 출범시켰다”며 “제발 알량한 소신과 원칙 내세우며 독단과 아집에 빠져 갈등을 조장하고 결국 분열로 이끄는 악순환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헌·당규에도 없는 조직을 자의적으로 만들고 타당과 통합을 논의하고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건 정치적 금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일”이라며 “한국정치 발전에 대한 진정이 있다면 바른미래당을 끝까지 부수고 나가겠다는 생각보다는 건강한 경쟁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하루빨리 당적을 정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