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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고은 vs 최영미 ‘미투’ 공방 종지부
고은, ‘성추행 의혹’ 제기 최영미 상대 손해배상소송 2심 패소 재판부 “진술 구체적이고 일관적..최 시인의 폭로 허위사실 아냐”
2019. 11. 08 by 이상명 기자

[공공뉴스=이상명 기자] 문화예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미투’(MeToo) 운동의 여파는 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성추문 폭로로 촉발된 문학계 원로의 항소심 재판이 패소로 결론 났다.

미국에서 시작한 미투는 ‘나도’라는 의미를 가진 영어 숙어로, 2017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퍼진 성폭력 고발 및 공감 태그다. ‘나 또한 성폭력의 피해자다’ ‘나도 당신처럼 성폭력이 척결되는데 동의하고 공감한다’는 의미다.

미투는 우리사회가 그동안 감추고 쉬쉬해온 성폭력 실태를 적나라하게 들춰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성추행·성폭력 피해자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냈고 이는 일부 가해자들이 세상에 드러나게 하는데 한몫했다.

그러나 ‘미투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의 자살 소식이 보도되자 피해자들이 무분별한 비난과 욕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미투 운동에 참여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왼쪽) 고은 시인, 최영미 시인. <사진=뉴시스>

고은(86)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영미(58) 시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김용빈 부장판사)는 8일 고 시인이 최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낸 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고 시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은 고 시인이 최 시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바 있다.

1심은 박 시인이 제기한 고 시인에 대한 성추행 의혹은 허위사실로 판단해 박 시인에게 1000만원 배상책임이 있다고 봤으나 최 시인의 주장은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고 시인이 과거 여성문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최 시인의 주장에 대해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특별히 허위로 의심할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지난 2017년 9월 한 인문교양 계간지에 고 시인을 암시하는 원로문인의 성추행 행적을 언급한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를 실었다.

시 ‘괴물’은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후 최 시인은 방송 뉴스에 출연해 고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으며 그가 바지 지퍼를 열고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고 시인은 부인하며 최 시인과 박 시인, 이들의 폭로를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최 시인은 항소심 판결 뒤 기자들과 만나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소송해 건질 것이 없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통쾌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투가 한창이던 지난해 2월 오스트리아 감독 미하엘 하네케가 미투는 역겹기 그지없는 마녀사냥과 남성혐오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그는 독일 일간지 ‘Kurier’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형태의 강간이나 강제적 추행은 벌을 받아 마땅하다”며 “퍼지고 있는 미투 사태는 역겹기 그지없고 2,30년 전 발생한 사건과 관련된 혐의들 중 실제 성폭행과 관련된 게 얼마나 있을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고 말해 세간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한국에서도 미투 관련 연예인이 자살하고 망자에 대한 조롱과 욕설이 난무하자 “미투의 취지는 옳지만 본래의 뜻에서 벗어난 행동은 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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