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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정치권 흔든 모병제의 득과 실
총선 앞두고 ‘모병제’ 갑론을박..하태경, ‘여성희망복무제’ 법안 준비 예고 스웨덴 징병제→모병제→징병제 전환, 최근 징병제 재도입 검토 국가 늘어
이상명 기자 (114@00news.co.kr)  2019. 11. 11

[공공뉴스=이상명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청년표심을 겨냥한 포퓰리즘 공약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모병제 전환’이라는 화두를 던지자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앞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발표한 ‘모병제’ 검토 발언이 국회를 비롯해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되며 총선 전 뜨거운 사안으로 떠오른 바 있다.

한국은 연합국에 의해 강제로 분단됐던 독일이 냉전시대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허물고 1990년 통일을 이루면서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가 됐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한 후 70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국토방위 3·8선을 경계로 남과 북으로 갈라진 상태 그대로다.

즉, 한국은 서로 다른 체제를 유지 중인 북한과 대치된 상태로 통일이 되기 전까지 언제든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휴전국의 특성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징병제’ 폐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며 ‘모병제’ 전환 문제는 탁상공론으로 속전속결 결론 낼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군사적으로 직면한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의 ‘모병제’ 전환은 국가안위와 연관된 중요한 문제로 당장의 표심을 위해 탁상공론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뉴시스>

◆與도 野도 모병제 놓고 엇갈린 목소리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모병제’ 도입의 대안으로 ‘여성희망복무제’를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모병제’를 들고 나왔다. 모병제는 찬반을 떠나 당장에는 실현불가능한 제도”라며 “왜냐하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을 겨냥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시급한 문제는 부족한 병역자원 해소다. 과학기술국방의 추구로 부족한 병력을 보완하고 있지만 현실적 한계도 있다”며 “대안으로 여성희망복무제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은 현재 부사관과 장교로만 군에 갈 수 있지만 사병 복무는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병역법을 고쳐 여성도 희망한다면 군복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 의원은 군대 복무제도와 관련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공정성’을 위해 여성이 입대를 희망한다면 군에 갈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현행법에 따르면 성별간 형평성을 이유로 여성이 사병으로 입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 의원은 “지금도 여성 군인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간호장교 등 비전투병과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전투병과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현재 여군 40%가 전투병과다. 국방부에 물어보니 작전수행능력도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군대 환경은) 첨단무기체계가 발달해 과거에 비해 신체를 이용한 작전이 낮아지고 있다”며 “여성이 군 복무를 가로막는 건 과거 가부장제 시절의 낡은 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희망복무제와 함께 군복무에 대한 보상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군 가산점 1%’와 월급 총액 2배 이내의 ‘군 복무 보상금’ 법안도 함께 발의할 계획”이라며 “그래야 군복무로 인한 불공정 해소하고 우수한 인력을 병역자원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하 의원이 게시한 글을 공유하며 “희망하는 여성의 사병복무를 허용하고 지원병으로 입대할 수 있는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지지 의사를 표했다.

그는 “과거에도 군가산점 문제를 논의하면서 입대를 희망하는 여성은 모두 사병복무를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군가산점 혜택을 특정 성별이 아닌 ‘군 복무자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하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여당에서 흘러나온 모병제 검토 발언에 대해 각 당의 상황은 당리당략에 따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총선용 표 장사로 던져보는 정책”이라고 맹비난하며 “우리 당은 예비군 수당을 현실화하고 엉터리 점심을 먹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놨다.

나 원내대표는 “보완책과 재원 마련 없이 성급히 추진하면 부작용이 엄청 클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한다”며 “대한민국 안보가 여당 선거용 제물에 불과한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반면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모병제는 초당파적 이슈”라며 “숙련된 정예 강군을 위해서 모병제 관련 논의를 바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커지는 모병제 논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직 정리되지 못한 얘기”라며 “모병제에 대해 공식 논의한 적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모병제 전환 논의는 대단히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서 모병제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징병제→모병제→징병제로 전환한 스웨덴

여당에서 시작된 ‘모병제’ 전환과 관련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며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군대문제는 항상 뜨거운 관심사다. 특히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은 선거철이면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앞서 19대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은 ‘모병제’ 전환 논란으로 전에 없이 뜨거웠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인구감소로 2025년에는 현재의 병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한국형 ‘모병제’를 도입하자”고 적극 주장했고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모병제’가 시행되면 부잣집 아들은 군대에 가는 경우를 볼 수 없고 가난한 집 아들만 군대에 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경기도지사)도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하자. 그냥 ‘모병제’로 가면 돈 있는 사람은 절대 군대 안간다”며 “모두 다 병역의무를 지되 의무병은 병역의무를 10개월 정도 단축하자”고 말했다.

이어 “63만명인 현역은 원래 정부 계획대로 50만으로 줄이고 대신 전문전투병 10만명 정도를 모병해서 보수를 주고 전문적으로 복무하게 만들면 군 전력도 강화되고 국민들 의무복무기간도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025년까지 주요전투임무는 직업군인에게 맡기자”며 “‘사단별 모병제’를 통해 현역군인 40만을 장교 10만명, 부사관 10만명, 징집병 10만명으로 또 4년제 전문병사 10만명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와는 반대로 ‘모병제’에서 ‘징병제’로 바꾼 해외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의 경우 평소에는 ‘모병제’를 실시하다가 비상상황인 전시체제일 경우 ‘징병제’로 전환한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당시 징병제를 실시했다.

이 외에도 유럽에서는 냉전시대가 끝난 1990년대 들어 ‘모병제’ 도입이 대세로 떠올랐다가 최근 들어 ‘징병제’ 재도입을 검토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스웨덴은 2010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를 도입했던 대표적 국가로 150년 동안 전쟁이 없어 가장 평화로운 국가로 인식됐다.

하지만 발트해를 중심으로 러시아로부터 끊임없는 안보위협을 받자 ‘징병제’를 재도입하라는 국민적 목소리에 힘입어 폐지 7년만인 2017년 ‘모병제’에서 다시 ‘징병제’로 전환해 2018년부터 재시행하고 있다. 징집대상은 만18세 이상의 남녀 모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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