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부산 한 산부인과에서 생후 5일 된 신생아를 학대해 의식불명에 이르게 한 간호사가 아기를 학대한 이유에 대해 “피곤해서 무의식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학대 정황이 포착된 간호사가 현재 둘째를 임신한 ‘엄마’라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고’ CCTV 영상. <사진=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쳐>

이른바 ‘부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건의 부친인 A씨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간호사의 학대 정황에 대해 분노했다.

A씨는 “(간호사의) 학대 정황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긴급 체포된 상황이었다”며 “당연히 구속될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임신 중이라고 해서 불구속 수사로 바뀌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력 10년 간호사인 B씨는 육아 휴직을 끝내고 복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로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B씨가 “평소 피곤해 무의식적으로 아기를 던졌던 것 같다”고 진술한 데 대해 A씨는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처음 수사가 시작되고 바로 (병원 측에서) 폐업 공지를 올렸다”며 “이후에 우리가 아동 학대 정황을 알게 된 직후 병원에 찾아가자 그때야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 같은 경우는 직접 환자였고 저 같은 경우는 보호자로 병원에 연락처가 다 등록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들을 언론 뉴스, 경찰을 통해서 알게 되기 전까지는 병원 쪽에서는 일체 얘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딸의 상태를 묻는 말에 A씨는 “동공 반사와 자기 호흡이 없는 상태”라며 “지난주 금요일에 찍은 MRI 사진을 보니까 머릿속에 뇌세포 괴사가 많아 구멍이 많이 나 있는 상태고 뇌들이 제 위치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는) 이정도 골절이 되려면 강한 벽이나 바닥 같은 곳에 (떨어져) 강한 충격이 있어야지만 가능하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앞서 부산 동래경찰서는 지난 11일 아동학대 혐의로 B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병원장도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해당 병원은 8일 홈페이지에 폐업을 공지한 상태다.

경찰은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던 B씨가 태어난 지 닷새 된 신생아를 거칠게 다루는 정황 등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

CCTV에는 B씨가 지난달 20일 신생아의 배를 양손으로 잡아들고 내동댕이치듯 내려놓는 등의 장면이 담겼다.

피해 신생아는 당일 밤 무호흡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두개골 골절로 인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영장은 발부되지 않았다. 경찰은 영상에 찍힌 학대 정황과 골절 사고가 인과관계가 있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A씨가 지난달 24일 올린 ‘부산 산부인과 신생아 두개골 손상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3일 오전 11시 기준 15만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A씨는 청원에서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으로 관련자들을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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