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토로 유서 남겨..바른미래당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놓인 사람들 적극 찾아내야”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이달에만 세 번째 발생했다.

인천시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과 딸 친구 1명 등 4명이 경제적 어려움에 비관해 숨진 채 발견된 것.

지난 6일에는 경기도 양주에서 세 부자(父子)가 주차된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졌으며 3일에는 서울 성북구 다가구 주택에서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이들 모두 유서 등에 생활고를 토로하는 내용을 남긴 채였다.

이는 모두 경제난이 부른 참사다. 정부는 그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구 발굴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한 이들의 어려움을 알아채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용’에 그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등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20일 인천 계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39분께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A(49)씨와 그의 자녀 2명 등 모두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사망자 중 A씨의 자녀는 아들(24)과 딸(20) 등이며 나머지 1명은 몇 달 전부터 이들 가족과 함께 살던 딸의 친구(19)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온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찾아왔는데 집 내부에 인기척이 없다”는 A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숨져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와 딸 등 3명은 거실에서 숨져 있었으며 A씨의 아들만 작은방에서 사망한 상태였다.

집 내부에는 이들이 각자 쓴 유서가 발견됐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자녀 둘과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등 4명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20일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을 포함한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 “일가족 사망 사건이 올해만 벌써 17건”이라며 “이게 문재인 정부가 말하던 장밋빛 포용적 복지국가냐”고 맹비난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논평을 통해 “현장에서 발견된 여러 장의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상 문제를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최근 일어난 일가족 자살 사건은 대개 가장이 사업에 실패한 후 빚을 갚지 못하게 되자 가족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라며 “경제적 위기에 가족들이 생계지원 등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장이 미래를 비관해 가족들까지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배고픈 사람에게는 추위가 자칫 죽음의 그림자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전기세나 수도세를 연체한 사람들이 혹시 생존 위기에 처한 것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며 “부디 정부가 존재하는 목적을 증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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