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민 패널 300명과 각본 없는 대화를 나눈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보여주기 쇼’ ‘전파 낭비’ 등의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평가절하한 것.

국민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밝힌 국정인식에 대해 국민 절반만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9 국민과의 대화’라는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국민 10명 중 6명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료=리얼미터>

◆국민 절반가량 文대통령 소통방식 긍정적..국정 인식엔 찬반 팽팽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2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이 밝힌 국정 전반에 대한 견해에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이 49.3%(매우 공감 28.1%·다소 공감 21.2%)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6%(전혀 공감 안함 26.2%·별로 공감 안함 19.4%)로,  ‘공감’과 ‘비공감’ 오차범위(±4.4%포인트) 내인 3.7%포인트에 불과해 두 여론이 팽팽히 엇갈리는 모습이다. ‘모름·무응답’은 5.1%다.

세부적으로는 호남과 충청권, 30대와 40대, 진보층, 정의당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공감’ 인식이 절반 이상이거나 대다수인 반면 대구·경북(TK), 50대와 60대 이상, 보수층과 중도층,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층, 무당층에서는 ‘비공감’ 인식이 다수이거나 대다수였다. 서울과 경기·인천, 부산·울산·경남(PK), 20대에서는 공감·비공감 인식이 팽팽했다.

‘2019 국민과의 대화’ 같은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는 응답이 58.4%(매우 긍정 31.1%·대체로 긍정 27.3%)로 조사됐다.

‘부정적이다’는 응답(36.5%, 매우 부정적 19.5%·대체로 부정적 17.0%)보다 21.9%포인트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5.1%였다.

세부적으로는 호남과 충청권, 서울, 경기·인천, 부산·울산·경남, 30대와 40대, 20대, 60대 이상, 진보층과 중도층, 정의당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긍정적’ 인식이 절반 이상이거나 대다수였고 대구·경북, 보수층,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층, 무당층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다수이거나 대다수였다. 50대는 긍·부정 인식이 비슷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응답률은 5.1%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파낭비 쇼”·“청와대 팬미팅”..‘국민과의 대화’ 평가절하한 野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 ‘국민과의 대화’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치권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야의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린 가운데 야당의 평가는 싸늘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9일 ‘국민과의 대화’가 끝난 뒤 낸 논평에서 “청와대가 준비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전달한 쇼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국민 300분을 모셔놓고는 20여분의 질문만을 받았고 그 대답마저 특정 질문에 대해서만 장황한 대통령의 입장을 듣는 데 할애됐다”며 “대다수 국민의 궁금증과 목소리를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김현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 팬미팅 같은 ‘국민과의 대화’는 문재인 정부의 소통 능력을 그대로 보여준 실망스러운 시간이었다”며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국민에게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지지했던 국민에게는 실망과 분노를, 지지하는 국민에게는 불안과 걱정을 주는 진부하고 답답한 쇼였다”고 혹평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마디로 아쉬움과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질의는 산만했고 대답은 제대로 없었다”며 “국민 통합은 이런 식의 보여주기 쇼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알맹이는 빠진 ‘대통령 홍보 방송’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농담’ ‘무질서함’ ‘개인적 이야기’로 정작 중요한 의제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는 찾을 수 없는 시간 낭비, 전파 낭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소통이라는 명분, 각본 없는 대화 형식에 얽매이다 보니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파악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며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의지가 선명하게 국민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경환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민생경제의 위기, 앞이 안 보이는 한반도 정세를 뚫고 나갈 대통령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경제난 인식은 실망스럽고 대책 제시에는 미흡했다”고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사진=뉴시스>

◆민주당, 文대통령 소통행보에 “믿을 수 있는 지도자 모습” 호평

반면 청와대와 여당의 반응은 칭찬 일색이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꿰뚫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비춰졌으리라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예정된 100분을 훌쩍 넘긴 시간 동안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대화했다”며 “국민들의 목소리가 대통령뿐 아니라 정부, 국회, 전 국민에게 울려 퍼진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엔 상상도 못 하던 소통, 인정할 건 인정하자”며 “이제 임기 절반 시작,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우리 국민 모두 차별 없이 억울함 없이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시길 기대하고 믿는다”고 적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허심탄회했고 진솔했다”며 “대통령의 낮은 자세는 참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우리 역사상 대통령이 각본 없이 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며 “대통령이 성실하게 답변하는 자세는 굉장히 진솔했다”고 평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면 참모들이 긴장도 했지만 잘 넘기고 나서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끝났을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이 정도는 정말 괜찮다’면서 손뼉을 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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