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경과에 원산지 거짓표시까지..불법행위 158개 업소 덜미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손님이 먹다 남은 반찬을 재사용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는 등 불법적이고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배달음식을 판매한 업소들이 경기도 수사망에 무더기 적발됐다.

배달음식 이용 증가에 따른 먹거리 안전을 위해 도는 수사에 앞서 지난 9월 업체들에 사전 수사예고를 했다. 그러나 사전 예고의 취지조차 무색하게 각종 불법행위는 여전한 실정이다.

배달음식 서비스는 음식점 직접 방문 외식에 비해 시간·비용을 절약하고 편리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식사 준비의 수고를 덜 수 있고 가정에서 조리하기 힘들거나 번거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

과거엔 피자·족발·보쌈·치킨·자장면 등에 국한돼 지역 내 소규모 업체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특급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 가맹점까지도 배달 및 테이크아웃 음식 시장에 참가하면서 점차 고급화·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손님에게 배달되고 돌아온 잔반을 재사용할 목적으로 국그릇등에 보관한 모습. <사진제공=경기도>

◆도 특사경, 139곳 형사입건·위생취급 부적정 등 19곳 행정처분 의뢰

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달 10일부터 23일까지 도내 치킨·돈가스·족발·중화요리 등 배달전문 음식점 550개소를 대상으로 불법행위를 수사한 결과 총 158개소에서 관련 법령 위반행위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위반내용은 ▲원산지 거짓표시 등 60개소 ▲기준·규격 위반 19개소 ▲유통기한 경과 39개소 ▲음식점 면적 무단 확장 등 16개소 ▲신고하지 않은 상호 사용 등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14개소 ▲위생적 취급 부적정 10개소 등이다.

백반을 배달하는 고양시 소재 A업소는 배달 손님들이 먹고 남긴 배추김치, 오이무침, 마늘종 무침 등을 재사용할 목적으로 빈 그릇이나 비닐봉지에 담아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시흥에 있는 돈가스 전문 B업소는 유통기한이 한 달 이상 지난 부침가루, 떡볶이 떡, 드레싱 소스 등을 보관하다가 적발됐고 평택시 소재 C업소는 유통기한이 석 달 이상 지난 냉동야채 볶음밥 등 10종 6.6㎏을 보관하다 수사망에 걸렸다.

또한 해산물을 판매하는 포천시 소재 D업소는 일본산 가리비를 가리비회, 가리비구이 등으로 조리해 판매하면서 매장 내 메뉴판과 배달앱에는 가리비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하다 적발됐고 용인시 소재 E 중국요리집은 미국산 돼지고기와 칠레산 오징어를 국내산으로 표시했다.

이외에도 남양주시 소재 분식집 F업소와 광명시 소재 중국요리집 G업소는 조리실 바닥, 튀김기, 환풍기, 냉장고 등을 장기간 청소 하지 않아 음식물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있고 냉장고 안에는 곰팡이가 피는 등 불량한 위생상태가 확인됐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속여 판매할 경우 최고 징역 7년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이, 유통기한 경과 식자재 사용이나 잔반을 재사용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음식을 비위생적으로 관리한 업소의 경우 관할 행정청에 의해 과태료 처분에 처해진다.

도 특사경은 158개 업소 가운데 원산지 거짓표시 등 139개 업소를 형사입건하고 위생취급 부적정 등 19개 업소는 해당 시군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이병우 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배달전문 음식점들의 불법행위 예방과 계도를 위해 사전에 수사예고를 실시했지만 잔반을 재사용하거나 원산지를 속이는 등 불법행위를 한 업소들이 무더기 적발됐다”며 “앞으로 불시수사를 통해 배달음식점의 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김수연 기자/공공뉴스 DB>

◆배달·테이크아웃 음식 선택 시 고려사항은 ‘맛’과 ‘배달의 신속성’

한편, 우리 국민이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으로 가장 자주 이용하는 메뉴는 치킨·강정·찜닭 등 닭요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 선택 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음식의 맛과 신속한 배달이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김미라 교수팀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7년 식품소비행태조사(5∼7월)에 참여한 18∼75세 남녀 2973명을 대상으로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 닭요리가 전체 주문 메뉴의 40.5%를 차지했다.

이어 중화 요리(20.1%), 보쌈·족발(12.4%), 피자(11.7%) 순으로 집계됐다.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 선택 시 우선 고려하는 것은 음식의 맛(44.8%)과 배달의 신속성(27.3%)이었다. 반면 주문 시 가격(7.6%)이나 건강에 유익(5.4%) 등을 고려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우리 국민 3명 중 2명은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 주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배달 및 테이크아웃 음식값은 4만9112원, 1회 주문 시 평균 2만1346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음식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자주 표명하는 사람은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음식을 덜 주문했다”며 “배달 또는 테이크아웃 업소는 위생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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