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낮에는 학원, 밤에는 배달..피로한 상태서 운전하다 전봇대 충돌 사망

지난 26일 오후 10시50분께 부산 사상구 엄궁동 강변도로에서 승용차 한대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멈췄다. <사진제공=부산경찰청>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생활고 때문에 이른바 ‘투잡’을 하던 50대 가장이 심야에 배달 일을 하러 차를 몰다 전봇대를 들이받고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0시50분께 부산 사상구 엄궁동 강변도로에서 구포 방면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A(56)씨가 크게 다쳐 현장에서 숨졌다.

사고 당시 차량의 에어백은 정상 작동했으나 사고 충격이 컸던 게 주요 사인으로 119는 추정했다.

조사 결과 이날 A씨는 학원 일을 마친 뒤 농산물시장에 일하러 가는 길에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최근 생활이 어려워 낮에는 학원에서, 밤에는 농산물 시장에서 배달일을 하는 등 ‘투잡’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졸음운전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생계 등을 이유로 투잡을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투잡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업만으로는 생활비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이 직장인 9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8%가 투잡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직장인은 71%, 자영업자는 그보다 많은 86%였다. 남성(49%)과 여성(51%) 비율은 비슷했으나 기혼(43%)보다는 미혼(57%)의 투잡 경험 비율이 더 많았다.

직장인이 투잡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가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68%)이었다. 월급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현 월급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는 것.

특히 ‘생활비’(34%)와 ‘여유자금 확보’(32%)가 압도적이었고 ‘부채 청산’(13%), ‘결혼 준비’(9%), ‘육아’(6%)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들이 복수선택을 통해 최다 득표한 항목은 서빙, 매장관리 등 ‘서비스직’(31%)이었다. 이어 사무직, 편집, 디자인 등 근무를 집에서 진행하는 ‘재택근무’(25%)가 꼽혔다. 대리운전, 음식배달, 탁송, 새벽배송, 퀵서비스 등을 일컫는 ‘O2O서비스’(12%)도 두 자릿수 비율을 나타냈다.

O2O서비스와 유튜브 등 기술과 미디어의 발달로 신산업의 일자리 파급효과가 눈에 띄는 가운데 직장인이 경험한 O2O서비스 관련 부업으로는 ‘대리운전’(42%), 새벽배송 및 퀵서비스 등 ‘배송’, ‘음식배달’(각 22%), 자동차를 운반해주는 ‘탁송’(1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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