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사회 거쳐 15년 만에 사령탑 교체..LG그룹서 분리 이후 처음
허창수 장남 허윤홍 1년 만에 사장 승진, 세대교체로 조직 활력 기대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GS그룹의 사령탑이 15년 만에 교체된다. GS그룹의 수장이 바뀌는 것은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으로, 그동안 그룹을 진두지휘했던 허창수 회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허 회장의 막냇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앞으로 그룹을 이끌게 됐다. 

허창수 회장의 용퇴는 시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젊은 리더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사진=뉴시스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사진=뉴시스>

GS그룹은 3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허창수 회장이 퇴임 의사를 공식 표명함에 따라 이사회를 거쳐 허태수 부회장을 신임 회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허창수 회장은 GS 이사회 의장직도 자리도 내려놨으며, 앞으로는 명예회장으로 그룹 전반에 대한 조언을 할 예정이다. 당분간 GS건설 회장직은 유지한다. 

1948년생으로 올해 71세인 허창수 회장은 고(故) 허만정 GS 창업주의 3남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후 LG상사와 LG화학을 거쳤으며 LG전선 회장과 LG건설 회장을 역임했다. 

허창수 회장은 2004년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규모의 GS그룹을 2018년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의 국내 굴지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계열사도 15개에서 64개로 대폭 늘었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15년간 ‘Value No.1 GS’를 일궈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금은 글로벌 감각과 디지털 혁신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리더와 함께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 GS가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솟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 전력을 다해 도전하는데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GS 출범 이래 숱한 역경에도 불구, 안정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변화에 둔감한 변화 문맹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쉴새 없이 달려왔다”면서 “혁신적 신기술 발전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허창수 회장의 뒤를 이을 신임 허태수 회장은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자 허창수 회장의 동생이다. 허태수 회장은 주주들간 합의를 거쳐 최종 추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태수 회장은 그룹 안팎에서 탄탄한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 MBA(경영학석사)를 거쳐 컨티넨탈은행과 LG투자증권 런던 법인장, 국제금융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GS홈쇼핑 대표이사로는 2007년 부임한 그는 내수산업에 머물던 홈쇼핑의 해외 진출과 모바일쇼핑 사업 확장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GS그룹의 차세대 리더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한편, 이날 GS그룹은 임원 45명에 대한 인사도 단행,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GS그룹의 ‘4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는 평가다. 

허윤홍 사장은 지난해 11월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약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인사에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 GS칼텍스 전무가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해 전진 배치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임원인사 내용은 ▲부회장 승진 2명 ▲대표이사 신규선임 1명 ▲사장 승진 5명 ▲부사장 승진 2명 ▲전무 승진 10명 ▲전무 외부영입 2명 ▲상무 신규선임 21명 등이다.  

허윤홍 사장은 2005년 GS건설에 입사했으며, 재무팀장과 경영혁신담당, 플랜트공사담당, 사업지원실장 등을 두루 경험했다. 

2018년 신사업추진실장 부사장으로 보임한 허 사장은 기존 신사업추진실 업무를 계속 이끌면서 GS건설의 미래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경영효율화와 선제적 위기관리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허연수 GS리테일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GS 최고재무책임자(CFO) 홍순기 사장도 ㈜GS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김태형 GS글로벌 부사장, 조효제 GS파워 부사장, 김석환 ㈜GS 부사장 등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허명수 GS건설 부회장도 용퇴했다. 허명수 부회장은 후배 세대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으며, 정택근 ㈜GS 부회장도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들은 앞으로 고문으로 조언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GS그룹 사장단 평균연령은 57세로, 전년에 비해 3세 가량 낮아졌다. GS그룹은 이 같은 세대교체로 조직에 활력이 더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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