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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성폭행:아동간 性관련 사고에 사회 ‘경악’→유아 성교육 의무화로 올바른 가치관 확립
김수연 기자 (114@00news.co.kr)  2019. 12. 04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유치원생 두 딸을 키우는 30대 전업주부 김모씨는 최근 심상치 않은 내용의 뉴스를 접했다. 만 5세인 여아가 또래 남아에게 강제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자녀가 또래 친구에게 맞았다는 말만 들어도 잠을 못 잘 정도로 속상한 게 부모의 마음인데, 어린이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김씨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이번 사건이 성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에는 어린 시절부터 동영상 등을 통해 성에 일찍 눈뜬 경우가 많다보니 이제는 올바른 성 가치관 확립을 위해 유아기 성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것.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이 과거에 비해 빨라지고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화되면서 어린 나이 때부터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영유아도 더 이상 성폭력 안전지대가 아니게 됐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5세 여아가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가해자 측 부모는 피해자 부모의 주장에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피해 여아 부모 역시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건을 통해 어린이집 성추행, 성폭력 문제가 불거졌을 뿐 그동안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성추행을 당했어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꽤 많이 올라와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유아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으로 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성 가치관 형성을 이끌어 스스로가 성에 대한 주체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 피해 부모의 호소

경기 성남시의 한 국공립 유치원에서 남자아이가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사건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게재된 ‘아동 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22만1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그만큼 국민들의 분노가 쏠렸다는 분석이다.

해당 청원은 5세 여자아이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알려진 사건이다.

특히 교사가 있는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동들이 보는 앞에서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게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해당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는 의혹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장면이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CTV 영상이 위에서 촬영돼 아이들의 머리만 보이고 그 아랫부분은 잘 보이지 않아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자신을 이번 사건 피해 여아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제 딸은 분명히 성범죄 피해자이고 가해 아동은 법에서 정의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성범죄자”라며 “제 딸은 어린이집과 아파트단지 내에서 당한 성폭력 트라우마로 인해 주차장에서는 ‘OO(가해 아동 이름)이 만나면 어떡하지?’라고 하고 어두운 곳에 대해선 공포를 느끼며 밤에는 악몽에 시달리며 ‘하지 마, 싫어, 안 해!’ 이런 잠꼬대를 연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이는 너무 불안해하는데 가해 아동 가족과 저희는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고 있으며 심지어 바로 옆동”이라며 “가해 아동 부모는 자기 자식을 가해자나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고 한다. 이사도 못가겠다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우리 동 통로 바로 앞에 가해 아동네 차가 주차돼 있는 것만 봐도 피가 거꾸로 치솟는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하지만 형법에서는 형사미성년자라 벌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 처음부터 고소접수도 안 되는 현실은 저희와 비슷한 사례를 겪는 가정에게 너무나 큰 절망감만 안겨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니 배 째라’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 그들의 모습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 아동 부모가 대한민국 어느 운동 종목의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어 너무 분하다”며 “내 세금의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이 사람한테 급여로 지급되는 것이 너무나 싫다”면서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청원인은 관련 제도 전반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가해자 측과 대면하는 것도 힘들고 스트레스”라며 “또 가해자 부모와 만나는 것은 가해자 부모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 만남 자체가 위협으로 느껴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중재기관 없이 피해자 측에서 무언가 적극적으로 요구할 때 마치 애 팔아서 장사하는 사람으로 비춰질까 조심스럽다”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비슷한 경우가 너무 많은데 이 부분은 무조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은 커뮤니티를 통해 알리지 않았으면 묻혔을 일”이라며 “플래카드나 1인 시위, 전단지 등도 생각해봤지만 저희를 포함해 대부분의 피해자나 부모는 이런 경우 가해자 측이나 어린이집 측의 명예훼손이라는 역대응에 적극적인 대응도 꺼려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피해자가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 강제력을 가진 중재기관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이 사건은 피해 아동의 부모가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딸 아이가 성남 모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5세 딸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제게 털어놨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아동들로부터 실제 성추행을 목격하거나 가담했다는 증언을 받았으며 병원에서 신체 주요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가해자 측 부모는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부모의 주장에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시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전날 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해당 사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면서 동시에 피해아동 부모에게 명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성추행 했다고 지목된 아이가 5세라는 점에 따라 처벌이 어려운 만큼 진위여부만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어린이집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보해 이를 토대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또 피해아동 부모, 어린이집 원장, 가해아동 부모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면담도 진행하기로 했다.

아동 간 성 관련 사고가 알려진 뒤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은 지난달 6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다. 피해 아동도 같은 달 19일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발달과정 자연스러운 모습” 비난 자초한 박능후 장관

전국민이 아동 간 성폭력 사고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부적적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박 장관이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는 것. 이는 가해 행동을 옹호하는 취지로 비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와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 관련 박 장관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병의협은 4일 성명서를 통해 “미취학 아동을 포함한 미성년자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대책 없이 안일한 인식만을 드러낸 복지부 장관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박 장관은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성남 어린이집 사건 대책을 묻는 질문에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다”며 “(유아 성폭력을)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 이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며 사퇴 요구까지 나오자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수습에 나섰다. 복지부는 “이번 사건은 장관의 견해가 아닌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 의견을 인용한 것”이라며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병의협은 “박 장관의 발언은 피해자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경솔한 발언이었다”며 “더불어 해당 사건의 주무부서인 복지부의 무능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에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병의협은 이번 성폭행 사건이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상적인 유아기의 아동 성 의식의 발달은 문헌에 의하면 만 5세부터는 성 항상성을 통해 타인의 다른 성에 대해서도 구분을 하고 이를 인정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런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서 이성 간의 차이점을 깨달아가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이성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해당 사건에서 가해 아동이 취했던 행동은 이런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의 주무부서인 복지부는 이러한 사건이 왜 발생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어떠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를 국민 앞에 발표했어야 한다”며 “그러나 박 장관은 해당 사건의 가해 아동의 행동이 정상적인 발달 과정 중에도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인 것처럼 표현하면서 피해 아동과 그 가족들에 큰 상처를 남겼으며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어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복지부의 사과문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병의협은 “누가 썼는지 알 수도 없고 책임 회피로 일관하는 사과문을 가지고 사과의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박 장관은 아동 성범죄에 대한 문제 인식과 대책도 없고 자신의 경솔한 발언을 통해서 상처 입은 국민들에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한민국 복지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일할 의지와 능력이 없는 인물이 장관의 자리에 있으면 그 조직의 무능화는 더욱 심해질 뿐”이라며 “박 장관은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장관직을 사퇴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병의협은 미취학 아동을 포함한 성범죄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어린이집 성 관련 사고’ 재발방지 대책 내놓은 성남시

한편, 지난달 4일 지역 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간 성관련 사고와 관련해 성남시가 입장을 내고 예방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2일 입장문을 통해 “11월4일 발생한 성남시 소재 어린이집 아동간 성 관련 사고의 심각성과 엄중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아동들과 가족들이 받은 상처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부모님들의 불안에 대해 예방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는 609개소 모든 어린이집 주변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CCTV 설치 및 운영지원 예산을 편성해 촘촘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법률전문가 및 의료인 등으로 자문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해 유사 사고 발생 시 발 빠른 초기개입과 더불어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상시 운영한다.

시는 사례를 중심으로 영유아의 성폭력·아동학대 예방교육 자료를 재정비하고 아동, 학부모 및 교직원에게 실효성 있는 교육을 실시함은 물론 위기 시 대응에 대한 안전교육을 철저히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아동 간 발생할 수 있는 유사 사고에 대비해 제도적인 뒷받침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부모님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향후 해당 어린이집의 운영과실 및 보육교직원의 직무상 책임과 관련해 위반사항이 있을 시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적극적인 처분을 실시해 안전한 보육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 같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릴 때 부터 올바른 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중요성이 이번 사건을 통해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남아, 여아 구분 없이 모두에게 필요하며 건전하고 바람직한 성 가치관이 확립돼야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이해하고 무분별하게 성에 대한 욕구를 남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 

유아기는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고 남녀가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성별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기초적인 개념을 형성해가는 시기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성과 관련된 정보를 접하는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교육 효과가 큰 유아기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덴마크,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는 6세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성교육을 시작하고 15세가 되면 피임교육을 의무적으로 한다. 핀란드에서는 15세가 되면 콘돔이 들어있는 ‘성교육용 선물꾸러미’를 국가에서 자동으로 받는데, 그 결과 10대 임신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성교육은 단순히 남녀 신체의 명칭이나 기능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소중한 존재고 나의 몸과 다른 사람의 몸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유아기 때부터 집에서 올바른 성교육을 하는 것은 아이들이 자라서 건강한 성문화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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