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95%가 기저귀 교환대 등 일상 공간 성차별 요소 인지

 남녀 화장실에서 모두 돌봄 가능한 유아겸용변기. <사진제공=서울시>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서울 시민이 가장 바꾸고 싶은 성차별적 장소로 여성이 이용하는 공간에만 있는 수유실이나 기저귀 교환대 등 ‘아이돌봄 시설’이 꼽혔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생활 속에서 성차별적이라고 느낀 시설, 표지판, 장소 등을 성평등하게 바꿔보는 시민 참여 캠페인 ‘서울시 성평등 공간사전’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재단은 지난 10월11일부터 21일까지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성차별적 공간을 성평등하게 바꾸기’를 주제로 시민 의견 제안을 받았다. 총 1206명의 시민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전체 응답자 중 여성이 77%, 남성이 23%를 차지했고 연령대는 20·30·40대가 전체의 89%였다. 결혼 여부 별로는 기혼 응답자가 53%, 비혼 응답자가 47%였다.

먼저 ‘일상생활 중 성차별적이라고 느낀 시설, 표지판, 장소 등을 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참여자의 95%(1206명)가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약 96%(893명)가, 남성의 95%(261명)가 공간의 성차별적 요소를 인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 모두 바꾸고 싶은 성차별적 공간으로 ‘여성 공간에만 있는 아이돌봄 시설’(3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한 30대 남성은 “기저귀 교환대가 여자 화장실에만 있어 아이를 돌볼 때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분홍, 남성은 파랑으로 표현된 공간(21.1%) ▲여성·남성 전용(우대) 공간(11.6%) ▲여성은 보호자, 남성은 작업자 등 성역할 고정관념 표지판(8.6%) ▲개방돼 사용하기 민망한 남자 화장실(7.7%)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여성의 치마 속이 들여다보이는 유리계단이나 난간, 여자 화장실에만 설치된 에티켓벨·비상벨, 남자 화장실보다 붐비는 여자 화장실 등을 개선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재단은 시민 의견을 받아 우선 개선이 가능한 대상을 선정해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 성평등 시범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가령 남녀 모두가 이용 가능한 ‘아기 쉼터’, 유아용 변기 커버가 설치된 남녀 화장실, 소변기 사이 칸막이를 설치한 남자 화장실 등이 대표적이다.

강경희 재단 대표이사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표지판이나 시설물 등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이나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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