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에 대한 사회 인식개선 노력..“아이들이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만들 것”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6일 21대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 1호로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이자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혜영(40)씨를 발탁했다.

최 이사장은 그동안 민주당이 밝혀온 영입 후보 1순위인 청년·장애인·여성에 모두 해당하는 데다 정치권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인물인 만큼 참신함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인재영입 1호 발레리나 출신 척수장애인 최혜영(가운데) 교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인재영입 1호 발레리나 출신 척수장애인 최혜영(가운데) 교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해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재 영입 기자회견을 열고 최 이사장의 영입을 발표했다.

최 이사장은 “저는 올해 마흔 살의, 척수장애가 있는 장애인”이라며 “정치를 하기에는 별로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저 같은 보통 사람에게 정치를 한번 바꿔보라고 등을 떠밀어준 민주당을 믿고 감히 이 자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꿈 많던 열여섯 어린 시절부터 저는 무대를 날아오르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다”며 “하지만 발레리나로 무대 위를 제대로 날아보기도 전에 2003년 공연 일주일을 앞두고 큰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척수장애인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에 걸려 아픈 몸이 부끄럽지 않듯 장애 역시 수치가 아니다”라며 “저는 제 마음의 장애부터 고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최 이사장은 “장애인을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회의 장벽과 차별 그리고 장애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었다”며 “장애를 비장애로 바꿀 수는 없지만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알아야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학교에 들어가 장애인을 위한 공부에 몰두했다. 그렇게 석사가 되고 여성 척수장애인 국내 최초로 재활학 박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애인식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트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해하고 소통하면 장벽이 허물어지지 않을까, 그 믿음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들이 장애를 불편으로 느끼지 않는 세상, 더불어 산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 그 꿈을 안고 저는 정치에 도전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신라대 무용학과 재학 중이던 지난 2003년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척수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후 무용수의 길을 접은 최 이사장은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강의와 교재개발, 프로그램 연구에 뛰어들었다.

2010년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2017년 여성 척수장애인으로는 국내최초로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2009년에는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를 설립해 국·공립기관, 전국 대학 등에 출강하며 직장·학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 노력해왔다. 이 같은 노력은 정책으로까지 이어져 지난해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화라는 성과를 내는데 기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주당이 이런 부분에 대해 앞으로 훨씬 더 각별하게 생각하면서 정치를 해야겠다”며 “장애인만이 아니고 훨씬 더 많은 분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국가, 나라를 만드는 일이 민주당의 매우 소중한 소명”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영입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 ▲독립운동가·국가유공자의 후손 ▲경제·외교·안보 전문가 ▲청년·장애인·여성을 꼽은 바 있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위해 영입한 인사는 15~20여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발표를 시작으로 영입 인재들을 한 명씩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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