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女 절도범으로 몰아..남직원만 있는 보안실에 20여분 감금 주장
초등생 부모 “직원 사과도 없어” 분노..누리꾼들, 본사 사과 등 목소리 ↑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롯데마트가 초등학생 여자 아이들을 절도범으로 몰고 감금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부모들의 거센 공분을 사고 있다. 

과거에도 고객을 도둑으로 의심하고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오른 롯데마트가 이번에는 아이들을 감금하는 등 학대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면서 더 큰 비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것. 

특히 엄마들의 커진 분노로 롯데를 향한 불매운동 분위기가 더욱 가열되면서 오프라인 점포 부진과 일본발(發) 이슈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롯데마트의 부담감을 확대시키는 형국이다. 

더욱이 이 같은 잇단 악재로 인해 롯데마트를 이끌고 있는 문영표 대표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는 분위기.

문 대표는 롯데그룹이 단행한 2020년 정기 인사에서 롯데쇼핑 사업부 대표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킨 가운데 경영 실적은 물론 소비자 신뢰 회복도 이뤄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그러나 롯데마트를 둘러싼 논란들을 잠재우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사진=롯데마트 홈페이지 캡쳐>

◆롯데마트, 여자아이들 보안실 감금 논란..“절도 의심에 사과도 없어” 공분

최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 및 각종 커뮤니티 등에는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을 키우는 한 엄마가 자신의 딸이 롯데마트에서 도둑 취급을 당하고 마트 보안실에 20여분간 감금됐다가 풀려났다고 주장해 온라인을 들썩이게 했다.

글쓴이 A씨는 “지난 18일 퇴근 후 집에 왔는데 딸이 내게 오더니 오늘 마트에서 속상한 일을 겪었다고 얘기했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A씨 딸 B양은 친구와 함께 이날 롯데마트에서 친구 선물을 사고 계산대를 나왔다. 그런데 마트 측 여직원이 따라 오더니 아이들에게 ‘계산을 했느냐’고 물었고 아이들은 ‘계산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여직원은 아이들에게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영수증을 버렸고, 여직원은 다시 아이들에게 ‘계산원 얼굴을 아느냐’고 물었다. 

당황한 아이들이 ‘모른다’고 답하자 이 여직원은 아이들을 보안실로 데리고 갔다. 보안실 안에는 두 명의 남직원이 있었던 상태로, 해당 여직원은 아이들을 남직원들과 함께 보안실에 남겨두고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고.

B양은 학원이 늦었다며 함께 있던 남직원에게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전화기를 빌려주지 않았고, 20분 이상 CCTV 장면을 찾다가 B양이 계산한 것을 확인한 뒤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B양은 A씨에게 “처음에 물어본 여직원 말투가 너무 딱딱하고 무서웠다. 너무 당황스럽고 힘들었다”고 하소연하며 울었고, A씨는 딸을 달랜 후 마트로 갔다고 전했다. 

A씨는 롯데마트 해당 지점장과 이야기를 한 후 아이들을 보안실로 데려간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직원과 대면했다. A씨가 여직원에게 항의하자 이 여직원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울면서 “지침대로 했을 뿐”이라고 억울해했다.

A씨는 여직원에게 “딸 키워보면 내 심정을 알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여직원은 사과와 대꾸는커녕 A씨가 돌아갈 때까지 인사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

그러면서 A씨는 “보안실에서도 남직원 둘만 있는데 문도 닫고 전화기도 안 빌려주고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너무 화가 났다”면서 “남편은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하라고 한다. CCTV 확인 전 아이들 부모에게 전화 한 통 해줬더라면 화가 덜 났을 텐데, 이제 12살 아이가 놀랐을 생각을 하니 속상하다”고 분노했다.

이 같은 A씨의 글은 온라인 상에서 급속도로 확산됐고, 롯데마트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미성년자가 혹여 도둑질을 했더라도 부모님 동행을 하는 게 맞는데 이렇게 대처했다는 것은 너무 당혹스럽다” “아이가 충격이 컸을 것 같다” “감금은 중범죄 아닌가” “사과하는 것은 매뉴얼에 없나보네” “교육을 제대로 못한거면 관리운영상 마트가 책임져야 한다” 등 롯데마트 측의 응대 문제를 꼬집으며 본사 차원의 사과와 해당 직원에 대한 마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롯데마트가 10대 초등생 여자아이들을 절도범으로 의심하고 보안실에 20여분간 감금했다는 주장이 게재돼 파문이 일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롯데마트가 10대 초등생 여자아이들을 절도범으로 의심하고 보안실에 20여분간 감금했다는 주장이 게재돼 파문이 일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실적 부진에 기업 윤리까지 도마 위..어깨 무거운 문영표 ‘과제 산적’

롯데마트에서 도둑으로 의심을 받았다는 황당한 경험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이 같은 경험글이 종종 등장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롯데마트 직원들의 응대에 있다. 의심 해소 후에도 사과를 하지 않는 등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롯데마트가 기업 윤리의식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4년도 한 소비자는 도난방지기 문제로 롯데마트 내에서 도둑으로 몰렸다가 혐의를 벗었음에도 롯데마트는 이 소비자에 대한 사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경비원을 부르는 등 대응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현재 이는 일본 불매운동과 점포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있는 상황.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 61.5% 감소했다. 국내점 영업이익만 봤을 때 90% 줄어든 20억원을 기록했으며, 앞선 2분기에도 3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런 가운데 초등생 감금 논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신뢰도와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는 실정으로, 롯데마트를 향한 소비자들의 외면도 장기화될 가능성도 농후한 모습.

이렇다 보니 롯데쇼핑 주요 사업부 대표 가운데 연말 정기 인사 태풍에서 ‘나홀로 유임’에 성공한 문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는 모양새다.

롯데마트는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 적자폭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표가 유임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따라 문 대표는 회사의 흑자 전환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는 물론,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리더십도 필요하다. 하지만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불편한 잡음도 이어져 어느 하나도 달성하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특히 대형마트는 장보기와 더불어 아이들을 겨냥한 문화센터까지 인기를 끌면서 주부와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이런 공간에서 미성년 아이들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진 것은 롯데마트에 ‘득’이 아닌 ‘독’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소비자에게 실망감을 안기지 않기 위한 회사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과 함께 문 대표의 대국민 사과가 절실한 이유다. 

한편, 이와 관련 <공공뉴스>는 롯데마트 측 입장 등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가 회의 중”이라며 더 이상 연락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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