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 및 CEO 신년 메시지 통해 각오 다져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 업무 첫 날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잇따라 신년 메시지를 내놓고 한 해의 힘찬 시작을 알렸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재계는 2020년 새로운 도약을 강조하면서 ‘미래’와 ‘고객’을 올해 경영 화두로 제시, 위기 돌파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일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김기남 부회장, 김현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시무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지난해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의 실현’이라는 꿈을 함께 공유했다”면서 “2020년은 이를 만들어 나갈 원년으로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성장과 도약의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이에 대한 실천사항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전자의 경영이념 아래 선대의 전통과 자산을 계승·발전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투자·수출에서 소비로의 침체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 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또한 “한 치 타협 없는 품질 경쟁력 확보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나자”고 주문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2020년을 미래차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을 투자해 올해부터 미래 분야에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서울 양재동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년 신년회를 열고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기술과 사업, 조직역량에 대한 혁신을 지속해 나간다면 어려운 환경과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고객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2025년까지 11개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전용 플랫폼 개발과 핵심 전동화 부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동화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앱티브와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 상용화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역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단계별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정 수석부회장은 사업기반과 조직문화 혁신, 고객 최우선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모든 변화와 혁신의 노력은 최종적으로 고객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복이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기업 가치이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10년 토대를 다지자”고 전했고,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불확실한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LG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디지털 영상으로 임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를 전했다. LG그룹은 한정된 임직원이 강당 등에 모여 진행됐던 기존 시무식을 올해부터는 모바일과 PC 등을 이용한 영상 메시지 전달 방식으로 바꿨다.

구 회장은 “앉아서 검토만 하기보다는 방향이 보이면 일단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면서 “안 되는 이유 백 가지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해야 되는 이유 한 가지를 위해 바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가 올해 내세운 경영 전략은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이다. 구 회장은 “2020년 올해, 경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럴수록 저는 고객 가치를 위한 LG만의 생각과 행동을 더욱 다듬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데 누구보다 앞서가고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따뜻한 기업을 다 같이 만들어 보자”고 당부했다. 

또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존 사업 방식과 경영 습관, 일하는 태도 등을 바꿔야 한다”면서 고객과의 공감, 사업구조 혁신,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 공생 추구 등 4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5년 후 모습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지속적인 자기성찰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며 “열정적인 롯데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일류 한화의 사업별 선도 지위와 미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전사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한편, 기업문화 혁신과 정도경영도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고객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며 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등 세 가지 역량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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