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신호 칼럼니스트]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필자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은평구 봉산(熢山)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했다.

봉령산(鳳嶺山)으로도 불렸던 ‘봉산’은 해발 207m의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의 정상에서 좌우로 뻗어있는 산줄기가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펴고 평화롭게 앉아있는 형상에서 그 이름이 유래됐다.

또한 봉산의 봉수대 자리에서는 3·1 만세운동 당시 인근 마을 남녀노소 주민들이 모여 횃불을 밝히고 만세시위를 벌였던 뜻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서깊은 장소에서 한해를 맞이하며 비록 눈이 와서 일출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마음속에 떠오르는 태양은 볼수 있었다.

지난 한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정치 실종의 시대’를 겪었다. 정책보다는 정쟁이, 합의보다는 고성과 몸싸움이 20대 국회의 모습이었고 사상 최악의 ‘식물국회’를 만들어냈다.

적어도 2019년 대한민국 국회는 국민들에게 ‘정치다운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뿐 만 아니라 ‘국민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정치’로 오히려 정치시계를 후퇴시켰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들은 또 다시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해야 되는가?’ ‘무엇을 위한 국회이어야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다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인들의 시계는 오는 21대 총선에 맞춰져 있다.

여의도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를 사라지게 만든 장본인들은 이내 다시 자신의 지역구를 찾아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 “바른 정치를 하겠다”며 유권자 호도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국민들은 국회에 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 동안 대한민국의 정치를 보고, 듣고, 겪었던 국민들은 오히려 국회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지 작금의 국회에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 뿐 이다.

촛불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그동안 벙어리 냉가슴 앓아오듯 답답한 정치현실에 대해 민심은 이제 생활터전에서 또는 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여 정치권을 질타하고 있다.

결국 대한민국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국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이제 국민들은 광화문이나 종로, 서울역이 아닌 국회로 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같은 민심의 변화는 곧장 정치권의 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제 다가올 21대 국회는 20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국민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차제에 전반적인 ‘국회의 물갈이’가 필요하다. 내로남불 정치, 공방정치, 막말과 혐오의 정치, 적폐정치는 이제 국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김신호
김신호 법무법인 동북아 대표변호사.

다가올 총선에 임하는 각 정당들은 현명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참신한 인재를 천거해야 한다. 그동안 ‘눈 가리고 아웅’식의 보여주기 정치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민들의 일꾼을 선거전에 내보내야 한다.

오는 4월 총선에서는 지난 4년간의 정치적 암흑기를 떨어내고 정치가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여·야의 ‘뼈를 깎는’ 인고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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