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이유로 연말 잇따라 가격 올려
소비자단체協 분석, 최근 2년새 매출원가율 ↓·영업익 ↑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롯데리아·버거킹·KFC 등 패스트푸드 3사가 지난해 연말 햄버거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저마다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밝혔지만, 그러나 실제로 원가는 떨어졌고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없었다는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롯데리아 햄버거 <사진=롯데리아>
롯데리아 햄버거 <사진=롯데리아>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19일부터 버거와 디저트 등 26종의 가격을 평균 2%씩 올렸다. 이에 따라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는 3800원에서 3900원으로 100원씩 인상됐다.

이어 버거킹은 대표 메뉴인 와퍼 등 버거류 20종과 치즈스틱 등 모두 27종을, KFC도 주요 제품 가격을 100~200원씩 인상 조정했다. 

최근 5년 식품업계는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2018년 2조8000억원으로 47.4%나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패스트푸드 3사가 또 다시 일제히 가격인상 안을 발표하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이들의 최근 2년 손익현황의 매출, 매출원가, 영업이익 등을 분석해 가격인상 타당성을 살펴봤으며, 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2년 사이에 햄버거 대표 품목인 ‘불고기버거’의 가격을 각각 400원, 200원씩 인상했다. 롯데리아에 최저 가격인 비프바베큐버거는 지난해 9월에 단종됐고, 2500원의 데리버거를 출시했다. 

또한 버거킹의 최고가격 햄버거를 살펴보면, 2018년에 ‘몬스터와퍼(7900원)’와 ‘몬스터X(8900원)’를 시작으로 2019년 ‘스크림몬스터X(8900원)’와 ‘메가몬스터X(1만900원)’가 새롭게 출시돼 2년 사이에 최고가격이 무려 3000원이 인상됐다.

물가감시센터는 “물론 맛과 재료, 질 등의 차이는 있겠지만 신메뉴의 출시로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3년 대표 햄버거 가격 변동 추이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최근 3년 대표 햄버거 가격 변동 추이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특히 물가감시센터 조사 결과 패스트푸드 3사 모두 최근 2년 사이에 가격 인상의 근거로 든 원재료 및 인건비 등의 매출원가율은 감소했다.

각사의 2017년과 2018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롯데리아의 매출원가율은 47.1%에서 46.1%로 1.0%포인트 감소했고 이어 버거킹 1.4%포인트, KFC 2.0%포인트로 3사 모두 줄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롯데리아가 36억원, 버거킹은 75억원 증가했고, KFC는 영업손실을 나타냈지만 전년대비 손실 폭이 크게 감소해 패스트푸드 3사 모두 양호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감시센터는 “패스트푸드 3사 모두 최근 2년간 양호한 영업 실적을 달성하고 있었다”며 “업체들은 매출원가율 증가보다는 매출원가율 감소와 영업이익 증가로 인해 가격 인하를 꾀할 수 있음에도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내놓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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