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미투 파문으로 정치권을 떠났다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정봉주 전 의원이 금태섭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전 의원이 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히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 전 의원을 100% 제거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진 전 교수가 ‘제거’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그가 언급한 ‘제거’ 발언의 의미를 두고 정 전 의원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왼쪽) 정봉주 전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뉴시스><br>
(왼쪽)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뉴시스>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BJ TV’ 커뮤니티에 ‘빨간 점퍼를 입은 민주당 의원’이라는 글을 통해 “민주당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최소한 ‘파란 점퍼’를 입어야 한다. 내부의 적이 가장 위험한 법”이라며 금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더 파란 강산을 만들기 위해 봉도사의 출격이 임박했다”며 “K 선거구의 K 후보에게 도전할 듯”이라고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어 “2020 총선은 ‘파란색’의 민주당이 ‘빨간색’을 제치고 ‘더블’로 대승”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전 의원이 언급한 ‘K 선거구’와 ‘K 후보’는 서울 강서 갑을 지역구로 둔 금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빨간 점퍼 민주당’이란 표현은 금 의원이 최근 여당 의원들과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금 의원은 지난해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쓴 소리를 던져 일부 여당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당시 금 의원은 조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는 학벌이나 출신,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것이 아니다”라며 “말과 행동이 다른 ‘언행불일치’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금 의원은 지난달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당론과 다르게 기권표를 던져 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이 일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금 의원의 기권표와 관련 “당론인데 기권(표가) 나온 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 의원은 “정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공감대를 만들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원칙을 지키면서 당면한 문제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합리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 전 교수가 ‘금태섭 제거’를 다짐한 정 전 의원을 저격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총선에) 나오시는 순간 너부터 즉시 제거시켜 드리겠다. 100% 보증한다”고 호언장담했다.

17대 국회 의원을 지낸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 등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 일로 민주당으로부터 제명당했던 정 전 의원은 2018년 3월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등 정치재개 움직임을 보였으나 기자 지망생 성추행 의혹 논란에 휩싸여 하차했다. 

지난해 10월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정 전 의원은 같은 해 12월 민주당에 복당,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을 두고 있다.

최근 진 전 교수가 진보진영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친문 인사로 알려진 정 전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 눈길을 끈다. 이는 조국 사태 이후 진보진영을 향해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는 상황과 일맥상통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금의 정 전 의원은 민주당에서 그렇게 유의미한 총선 도전자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정 전 의원이 금 의원을 저격하고 한판 붙겠다고 말하는 것은 이슈 만들기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러나 진 전 교수가 정 전 의원을 저격하고 나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정 전 의원의 지지율이 갑자기 오르진 않겠지만 여론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

과연 정 전 의원의 출마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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