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여론과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 하지만 그들의 인기와는 무관하게 이유 모를 비난과 욕설, 성희롱 섞인 악성댓글(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아이돌 그룹 출신 설리와 구하라가 악성댓글에 고통을 호소하다 끝내 생을 마감했지만 악플러들의 인신공격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연예 활동과 관련된 것에 대한 악플은 물론 개인의 사적공간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도 성희롱 발언과 악성댓글이 난무하다. 무분별한 온라인상 공격이 계속되자 연예인들이 악플에 대한 시원한 일침을 가하는 한편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 넘은 악플러들의 행태가 계속되면서 많은 연예인들이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가수 박지민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에 “Don’t care what shape, just love the way u are(어떤 모양이든 상관하지 말고 당신을 사랑하라)”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이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앞서 박지민은 지난해 11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악플에게 받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공개했다. 악플러는 박지민에게 “지민이 XX 많이 자랐네”라는 성희롱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박지민은 “닥쳐 XXX아”라고 응수했다.

그럼에도 악플러는 “너나 닥쳐 XXX아” “XX 잘 자란 거 맞잖아. 되게 화내네”라며 박지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에 분노한 박지민은 “답장 몇 번 해주니까 이제 친구 같냐? 정신 차려”라며 “나보다 나이 많으면 진짜 답 없는 거고 어리면 그냥 덜 자란 애XX라고 생각한다. 다른 연예인이나 사람한테 그딴 DM 보내지마”라고 일침을 날렸다.

박지민은 같은 해 10월에도 성희롱을 일삼는 일부 악플러들에게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제 사진 한 장으로 온갖 DM에 하지도 않은 가슴 성형에 대한 성희롱, DM으로 본인 몸 사진 보내시면서 ‘한 번 하자’고 하시는 분, 특정 과일로 비교하면서 댓글 쓰시는 분들, DM들 다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인 오정연도 악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오정연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새해 목표 중 하나인 악플러 고소를 곧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년간 ‘나만 감당하고 참으면 되겠지’ 하고 애써 넘겨왔지만 최근 들어 악플을 쓰는 행위가 결과적으로는 악플러 스스로까지 좀 먹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고소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건전한 비판과 대비되는 허위사실 유포 댓글, 음해성 댓글, 심각한 조롱 댓글, 성적 희롱 댓글 등이 그 대상”이라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틈나는 대로 수집하고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 조현영은 성희롱한 악플러에게 일침을 가했다. 조현영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레인보우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포토에세이 촬영 당시 찍은 셀카를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노란색 체크 무늬 수영복을 입고 노란 선글라스를 쓴 채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조현영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이렇게 가슴수술 티 나는 걸 올리면 수술했다는 걸 동네에 떠벌리는 건가. 제발 티 나면 좀 가려라”라고 악플을 남겼다.

그러자 조현영은 “죄송한데 머리 텅텅 빈 거 동네에 떠벌리고 싶어서 글 쓴 것 아니면 (댓글) 좀 지워라”라고 일갈했다.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 진솔은 성희롱 게시물에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몸매가 부각되는 의상을 입은 여자 연예인들의 모습을 느리게 재생되는 영상으로 만든 뒤 온라인상에 유포하고 있는 것. 

진솔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짧은 의상이나 좀 달라붙는 의상 입었을 때 춤추거나 걷는 것, 뛰는 것 일부러 느리게 재생시켜서 짤 만들어서 올리는 것 좀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며 “내 이름 검색하면 가끔 몇 개 나오는데 너무 싫어 그런 거”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에이프릴 갤러리 측은 “멤버 진솔이 SNS를 통해 고통을 호소한 내용을 접하고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허위 사실 유포, 성희롱, 명예훼손, 인신공격, 사생활 침해 등의 악성 게시물에 대해 그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엄중하게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러리 측은 “진행 예정인 고소·고발 건은 각 관할 지역으로 사건이 이관될 예정이며 절대적 합의 및 선처 없이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향후 수사가 온전히 마칠 때까지는 수사 상황에 대해 안내드릴 수 없음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리고 마무리되는 대로 발 빠르게 소식 전해드리겠다”고 전했다.

‘성희롱’은 대상이 누구인지를 떠나서 불편하게 여겨져야 한다. 그저 쿨한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성희롱은 ‘쿨’하게 넘겨짚을 수도, 그래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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