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의원 겸직 신분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신의 지역구 행사장에서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자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유튜브 등을 통해 전파된 영상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12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회 및 송별회’ 행사에서 참석해 지역구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김 장관이 지지자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을 때 일부 참가자가 다가와 항의하면서 불거졌다.

한 시민은 김 장관에게 “고양시 안 망쳐졌어요?”라고 묻자 김 장관은 “안 망쳐졌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이 시민은 김 장관을 따라다니며 “고양시 안 망쳐졌어요?”라고 재차 물었고 김 장관은 웃으며 “네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시민은 “아니에요? 고양시 안 망쳐졌어요?”라고 물었고 김 장관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주변사람들에게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는 발언을 했다.

이에 시민은 “그쵸.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죠? 인상 무서우시네요”라고 말하면서 점점 격화되자 주변 주민들이 말리기도 했다.

이날 항의는 2018년 ‘9·13 부동산 종합 대책’으로 고양시 덕양구 창릉에 3기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고 19대와 20대 선거에선 일산 서구로 출마해 당선됐다.

앞서 3일에는 21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장관은 불출마 선언 당시 “일산서구 주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오늘 저를 장관으로 만들어주셨고 3선 의원으로 만들어줬다”며 “일산서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울먹였다.

불출마 선언 후 지역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저는 여러분과 늘 이어져 있다. 어느 자리에 있든 일산의 성장과 일산서구 주민 여러분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지역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장관의 ‘동네 물 많이 나빠졌다’라는 발언이 담긴 해당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현직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국토부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국토부 장관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참가한 행사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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