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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돋보기]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수능 7등급은 용접해야” 스타강사의 ‘용접공 비하 발언’ 논란
김수연 기자 (114@00news.co.kr)  2020. 01. 15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어떠한 직업도 멸시 받아서는 안 되지만 인기 수학 강사인 주예지씨가 특정 직업 비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주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 중 수학 시험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면 용접을 배워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직업을 비하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

온라인상에서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씨의 발언이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강의 듣는 학생 부모가 용접공일 수 있는데 경솔했다” “은연중에 기술직을 천대하는 인식이 깔려있다” “인성이 9등급이다”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냐”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주씨의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대한용접협회 측도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주씨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그러나 공분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예지 강사. <사진=주예지 강사 유튜브 캡쳐>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강 강사, 용접공 비하 발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과 함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서 주씨는 ‘수능 가형 7등급과 나형 1등급이 동급’이라는 댓글에 “아니다. 수리 가형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나형을 공부하는 친구들을 심각하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니다. 가형 7등급이 나형 본다고 1등급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얘기해서 가형 7등급은 공부를 안 한 거지 않냐”며 “노력했으면 3점짜리 다 맞히면 7등급은 아니다. 3점짜리 다 맞춰도 5~6(등급)은 가는데 7등급이 나온 건 3점짜리를 틀렸다는 거다. (공부를) 안 한 것”이라고 했다.

주씨는 이후 손으로 용접하는 행동을 취하며 ‘지잉’ 소리를 내더니 “(7등급 나오면) 용접 배워가지고 호주 가야 한다. (거기) 돈 많이 준다”며 웃었다. 

이에 시청자들이 항의하자 주씨는 “내가 더워서 헛소리를 한다”고 수습했지만 해당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돼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주씨는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세간의 비난을 받고 있다. 대한용접협회에서도 주씨의 발언은 명백한 직업 비하라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결국 주씨는 이날 오후 자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주예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재했다.

주씨는 “어제(13일) 라이브를 진행하던 도중 댓글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제가 특정 직업을 언급해 해당 직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 라이브 방송을 시청해주신 분들께 불편함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어떤 변명의 여지없이 정말 사과한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말 한마디에 신중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강사가 되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사과한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한편, 주씨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실제 호주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는 유튜버가 “한순간에 호주 용접사를 7급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유튜버 ‘Paso J’는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용접공 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주씨를 저격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이 유튜버는 “제가 일하다가 급하게 영상을 찍는다”며 “나도 무시당했으니까 한마디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에서 일하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를 얻기 위해서는 영어점수가 필요하다. 머리가 나쁘면 안 된다는 소리다”라며 “수학 잘하신다면서 왜 튀어나온 말은 계산을 못 할까 궁금하다. 인성이 돼야 애들을 가르친다던데 인성이 돼라”고 일침을 날렸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방송인 구잘은 주씨의 발언에 분노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구잘은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일 마치고 네이버에 들어가 봤는데 실시간 검색어에 어떤 한 여성분의 이름을 보게 됐다. 용접공 비하 발언 영상에 주인공이셨는데 영상을 보니 ‘공부 못하면 용접 배워서 호주가야 한다’라는”이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영상을 보고 더위와 싸우면서 매일매일 아내와 자식을 위해 매일매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용접 전문가로 활동 중인 삼촌에 얼굴이 떠오르면 눈물이 핑 돌았다”며 “일이 피곤할 땐 술을 좀 마시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용접하는 자기 직업에 엄청 프라이드 있는 삼촌인데 영상을 보면서 왜 삼촌이 무시당하는 기분이 드는지”라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특정 직업을 차별하는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보는 영상에서 어느 한 직업에 대해 우습게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은 분명히 잘못됐지만, 뱉은 말실수에 비해 비난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내가 하는 사소한 언행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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