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넷플릭스 ‘불공정 약관’에 칼 빼든 공정위
글로벌 OTT 넷플릭스 ‘불공정 약관’에 칼 빼든 공정위
회원 동의 없이 요금 변경 등 6개 조항 시정 조치
전세계 경쟁당국 최초..오는 20일부터 시행 예정
  • 이민경 기자
  • 승인 2020.01.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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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민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불공정 약관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회원 동의 없이 요금 변경이 가능하고 회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등 그동안 넷플릭스가 운영해 온 약관의 일부 조항이 부당하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태휘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계 최대 OTT 기업인 넷플릭스 이용약관을 심사해 일방적인 요금변경 조항 등 6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시정조치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태휘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장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세계 최대 OTT 기업인 넷플릭스 이용약관을 심사해 일방적인 요금변경 조항 등 6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시정조치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넷플릭스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가 시정 조치한 6개 불공정 약관 조항은 ▲고객의 동의없이 요금 변경내용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조항 ▲회원계정의 종료·보류 조치 사유가 불명확한 조항 ▲회원의 책임없는 사고(계정해킹 등)에 대해 회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한 조항 ▲회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조항 ▲일방적인 회원계약 양도·이전 조항 ▲일부조항이 무효인 경우 나머지 조항의 전부 유효 간주 조항 등이다. 

넷플릭스는 세계적인 OTT 기업으로 2016년 1월 국내에 진출, 차별화된 콘텐츠와 자체 제작 드라마도 제공하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전세계 유료 구독자수는 1억4000만명에 이르고,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우리나라 이용자는 2016만 약 20만명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약 200만명으로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OTT 이용자 수 급증 및 국내외 사업자의 신규 진입이 예상돼 소비자 권익보호가 중요해지고 대표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이용약관에 문제가 제기돼 심사를 거친 후 시정 조치 했다는 설명이다. 

먼저 넷플릭스는 그동안 요금 및 멤버십 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동의 없이 해당 변경내용을 회원에게 통지한 후 다음 결제주기부터 효력이 발생하도록 규정했다. 

공정위는 요금과 멤버십 내용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 이를 변경할 때 회원에게 통지를 하고 동의를 받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 해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회원에게 변경사실을 통지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변경된 조건이 적용되고 효력이 발생하도록 규정해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

이에 넷플릭스는 회원에게 요금 변경 등을 통보하고, 회원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멤버십을 해지할 수 있도록 약관을 고쳤다. 

또한 넷플릭스는 회원 계정을 종료하거나 보류하는 사유를 ‘이용약관 위반’, ‘사기성 있는 서비스에 가담하는 경우’, ‘기타 사기행위’와 같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규정에 의해 계정 종료 등의 권리침해를 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약관 시정을 통해 회원 계정 종료·보류 사유를 구체화시키도록 조치했다. 

고객의 동의없이 요금 변경내용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조항 시정 전 후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고객의 동의없이 요금 변경내용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조항 수정 전·후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아울러 회원이 계정을 사용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계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활동에 대해 회원이 책임지도록 규정한 현행 약관조항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자의 관리 부실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자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회원에게만 전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는 것. 

넷플릭스는 시정 후 회원이 해당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회원의 책임을 규정함으로써 불공정성을 해소했다. 

회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조항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고의·과실 책임 관련 약관조항이 없고, 통상의 손해 이외에 특별한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과 관련해 공정위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별한 사정에 기인한 손해라 하더라도 넷플릭스가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책임을 면할 수 없는데, 해당 약관조항은 사업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배제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고의·과실 책임 원칙을 규정하고 특별한 손해의 경우 넷플릭스가 이를 알았을 경우 책임지도록 수정 조치했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는 회원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제3자에게 양도·이전할 수 있도록 규정했고, 일부 약관조항이 무효인 경우 나머지 규정만으로 계약의 전면적인 유효를 규정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회원계약의 양도 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양도한다는 사실, 양도를 원치 않을 경우 조치 등에 대해 알리고 계약의 해지 여부에 대한 동의 등 의사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규정이 무효인 경우 나머지 유효한 부분만으로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거나 그 유효한 부분이 한 쪽 당사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할 경우는 그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된다. 이에 따라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등 관련 규정의 불공정성을 제거했다. 

넷플릭스는 해당 약관을 자진시정했으며, 오는 20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전세계 경쟁당국 최초로 글로벌 OTT 사업자의 약관을 시정함으로써 소비자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돼 피해 예방과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OTT 분야에서 국내 사업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업자의 신규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사업 초기단계에서 불공정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시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민경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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