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4시30분 숙환으로 타계..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
오는 22일까지 롯데그룹장, 황각규·송용덕 대표 장례위원장 맡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국내 유통산업의 산 증인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향년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최종현 SK그룹 회장, 구인회 LG그룹 회장과 함께 대한민국 재계를 이끌었던 ‘창업 1세대’ 경영인이다. 

신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국내 경제 성장의 초석을 다진 대기업 창업 1세대 시대도 함께 막을 내리게 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롯데지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롯데지주>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숙환으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전날(18일) 밤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상태였다. 고인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아왔다. 

일본 출장 중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버지인 신 명예회장의 소식을 접한 후 급히 귀국했으며, 신 명예회장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유통과 식품, 관광, 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평가된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으로 건너간 시작한 신 명예회장은 신문과 우유배달 등 고학 생활을 시작했다. 신 명예회장은 1944년 일본인 출자로 커팅 오일 제조 공장을 세웠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장이 폭격을 맞으면서 그의 첫 사업은 실패했다. 

이후 1946년 비누 회사를 차렸고, 생활용품이 부족했던 시기와 맞물려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껌 사업의 성공으로 지금의 롯데그룹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당시 주일미군이 씹던 껌은 일본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1984년 ㈜롯데를 설립했다.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신 명예회장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모국에서 사업할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또 유통, 관광, 화학, 건설 등으로 사업을 잇달아 확장해 롯데그룹을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무엇보다도 ‘서울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롯데월드타워는 2009년 첫 삽을 떴으며 2016년 완공됐다. 

그러나 신 명예회장의 말년은 녹록지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현재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차남 신 회장 간 ‘형제의 난’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또한 2017년에는 경영비리 혐의로 징역 4년과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치매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구속은 면했다.

한편, 신 명예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전 부회장, 신 회장, 그리고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영결식은 같은날 오전 7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롯데그룹은 “평소 거화취실을 실천해 오신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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