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실질 GDP 전년比 2.0% ‘턱걸이’ 성장..10년 만에 최저
4분기 전분기 대비 1.2% ↑..정부 재정 집행이 사실상 주효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0%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 장기화와 민간 경제 침체 등이 이어진 가운데 그나마 정부가 쏟아부은 재정 효과에 힘입어 연간 2.0%의 성장 목표치에 턱걸이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평택항 야적장에 차량과 컨테이너가 수출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평택항 야적장에 차량과 컨테이너가 수출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2.0% 성장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는 2009년 기록한 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GDP는 2017년 3.2% 이후 2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는 전년(2.7%) 보다 0.7%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특히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소수점 두번째 자리까지 보면 2.01%로, 정부 목표치인 2.0%를 가까스로 사수한 셈. 

이같은 부진한 성장률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 환경이 악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둔화된 데 따른 영향이 주효했다. 또 경제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수가 침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1.9% 증가, 2013년 기록한 1.7%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또 설비투자는 8.15%, 건설투자도 3.3%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수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5% 증가에 그쳤으며 이는 2015년(0.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대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4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1.2% 오르며 가능했다.

당초 1분기에 -0.4%, 2분기 1.0%, 3분기 0.4% 등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일각에서는 1%대 성장률을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4분기 정부 재정 집행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실상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정부소비는 전분기 대비 2.6% 증가했다. 물론 민간소비도 개선돼 전분기 대비 0.7% 올랐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1.5%,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라는 점은 정부가 4분기 재정집행률을 끌어올려 성장률을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즉, 정부(1.5%포인트)가 2.0%의 성장률 대부분을 떠받친 셈이다.   

한편,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소득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GDI가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7.0%) 이후 2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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