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최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른바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할 지 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총 571명.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확진자는 하루 만에 131명이 늘었고 사망자 수도 8명이 증가해 현재까지 모두 17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발병지인 우한을 한시적으로 봉쇄하는 등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그러나 우한 폐렴 확진 및 의심환자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러시아, 남미 등에서 속출하고 있어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구로동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우한 폐렴 관련 사전 확인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의 국제적 비상상태 선포 여부를 23일(현지시간) 결정할 예정이다. 

WHO는 전날(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 위원회를 소집하고 우한 폐렴에 대해 논의했으나 선포를 유예했다.

국제적 비상사태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에만 사용하는 규정이다. WHO는 국제보건규약에 따라 국제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WHO 사무총장이 긴급위원회 권고를 바탕으로 위기 상황 선포를 할 수 있다.

위기 상황 선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국가로 추가 전파가 가능하거나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포 조건은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경우 ▲사건이 이례적이거나 예상하지 못한 경우 ▲국가간 전파 위험이 큰 경우 ▲국제 무역이나 교통을 제한할 위험이 큰 경우 등 4개 요건 가운데 2개 이상이 해당할 경우다.  

만약 이날 WHO가 우한 폐렴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최근 10년 사이 6번째 사례가 된다.

이에 대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긴급 위원회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그 결정(비상사태 선포)은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 중 하나”라며 충분한 정보와 고려를 통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폐렴을 법정 전염병 ‘을(乙)류’로 분류하되 대응 태세는 최고 단계인 ‘갑(甲)류’로 높였다. 

특히 발병지인 우한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중교통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우한 폐렴 전염병 방역·통제 비상센터는 우한 시내 대중교통과 지하철, 페리의 도시 간 노선 운행을 임시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항공평 및 외부로 나가는 열차 운행도 임시 중단 조치 했다. 

아울러 우한 시민에게는 특별한 사유 없이 도시를 떠나지 않도록 권고했다.

이 같은 조치는 전세계적으로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확진 환자는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3건)과 홍콩·마카오·한국·일본·대만(각 1건) 등 중화·아시아권은 물론, 미국(1건)에서도 발견됐다.

최근에는 멕시코와 러시아에서도 의심환자가 나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적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 발표 후 우한 시민 일부가 시를 이탈하면서 감염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이 열감지카메라가 설치된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이 열감지카메라가 설치된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편, 각 나라에서는 우한 폐렴의 전파를 막기 위해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 역시 설 연휴와 겹치는 중국 춘절을 앞두고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이미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초기 단계부터 주 8회 우한시 직항 항공편 입국자 전체를 대상으로 입국 게이트에서 개인별 체온측정 등 검역조사는 물론, 중국 출국자에게는 감염병 주의 안내문 등을 배포하고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사망자 소식이 이어지면서 2003년 수백명이 사망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리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몇 번의 감염병 사태를 겪었고, 당국의 대처도 과거보다 신속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확산 위험성이 큰 만큼 관계 부처의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의심증세가 나타날 경우 지체없이 의료 기관을 찾는 등 행동을 실천하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국내에 퍼진 이번 비상사태에 대한 공포감은 빠르게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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