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庚子年) ‘흰쥐의 해’:흔들림 없는 의지 상징→풍요·행복·기회를 바라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옷이 그거 하나밖에 없어? 좀 사 입어!” 후줄근한 옷차림의 40대 주부 A씨를 보며 남편이 말했다. 매일 목 늘어난 티셔츠에 무릎 나온 추리닝만 입고 다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A씨는 새 옷을 사고 싶지 않다. 올해는 기필코 다이어트를 하리라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살이 찌니 자신감과 자존감은 계속 떨어지고, 몸무게가 늘면서 허리와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A씨가 다이어트를 해야만 하는 이유다. 원래 마른 몸은 아니었지만 둘째를 낳고 정신없이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느덧 20kg이 불어났다. 독박육아에 시달린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는 A씨의 핑계일 뿐. 생각해보면 식단을 관리하지도, 제대로 된 운동을 하지도 않았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으면서 살이 빠지길 원했으니 매번 실패하고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결심만 거창하고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 중 하나에 A씨도 포함 됐던 것이다. “그래, 필요한 건 의지뿐이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각오를 다지는 새해, A씨는 올해는 꼭 다이어트에 성공해 예쁜 옷을 마음껏 입겠다는 소망을 이루리라 다짐했다.

<사진=인크루트>
<사진=인크루트>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새해의 설렘도, 다짐도 다시 일상화 돼가고 있다. ‘일찍 일어나서 택시 타지 말아야지’ ‘술을 줄여야지’ ‘운동 열심히 해야지’ 이런저런 다짐들이 무색해지고 있는 것.

‘꿈을 날짜와 적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되며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이 실현된다’는 말이 있다. 막연한 기대감만 가지고는 절대로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올해는 꼭 이루리라 했던 일들을 1월의 끝자락에서 조금은 잊어버리고 느슨해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점검해봐야 할 때다.

# 2020년 새해 소망 사자성어 1위는 ‘만사형통’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 흰 쥐의 해다. 쥐는 예로부터 풍요·다산·근면·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으며 쥐 중에서도 흰 쥐는 가장 우두머리 쥐이자 매우 지혜로워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데 능숙하고 생존 적응력까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되고 지금보다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신년을 맞아 바라는 소망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많은 이들의 소망을 담은 사자성어는 무엇일까.

24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에 따르면, 성인남녀 총 968명을 대상으로 ‘2020년 본인이 바라는 새해 소망과 가장 가까운 사자성어’를 설문조사한 결과 ‘만사형통’(萬事亨通·18.5%)이 1위로 꼽혔다.

만사형통은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이루어짐’이라는 뜻으로 특별한 소망이 있기보다는 그저 모든 일이 잘되기를 희망하는 소박하지만 현실적인 새해 소망을 엿볼 수 있다.

이어 2위는 ‘운수대통’(運數大通·10.9%), 3위는 ‘무사무려’(無思無慮·10.0%)가 차지했다.

운수대통은 ‘천운(天運)과 기수(氣數)가 크게 트여 이루어짐’이라는 뜻의 사자성어로 1위의 만사형통과 같이 ‘뜻한 일이 잘되길’ 바래고 있지만, 더 크게 이뤄지길 소망하는 뜻으로 풀이돼 더욱 간절함이 느껴진다. 무사무려는 ‘아무 생각이나 걱정이 없음’이라는 뜻으로 걱정과 근심에서 벗어나고픈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직종별로 소망하는 사자성어는 조금씩 달랐다. 직장인은 ‘만사형통’(18.9%), 구직자는 ‘무사무려’(17.6%), 자영업자는 ‘바라던 일이 뜻대로 잘 됨’을 뜻하는 ‘마고소양’(麻姑搔痒·19.5%) 을 각각 소망 1위로 꼽았다.

연령대별 희망 사자성어는 만사형통과 운수대통이 각각 1, 2위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다만 3, 4위 희망 사자성어는 연령대별로 달랐다. 20대는 ‘일취월장’(日就月將), ‘소원성취’(所願成就)를 3, 4위(각 8.8%, 8.3%)로 꼽으며 ‘매일 발전해 나가며 원하는 바를 이루고 싶다’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40대는 ‘근검저축’(勤儉貯蓄)과 ‘명리양전’(名利兩全)을 3, 4위(각 9.9%, 9.4%)로 선택하며 ‘부지런하고 알뜰하게 재물을 모으면서 명예도 함께 얻고 싶다’는 소망을 알렸다.

<사진=잡코리아>
<사진=잡코리아>

# 직장인·알바생·취준생이 바라는 올해 가장 큰 소원은?

그렇다면 새해를 맞이해 직장인과 알바생, 취준생들이 바라는 가장 큰 소원은 무엇일까.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1661명을 대상으로 새해 소원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가장 바라는 소원으로 직장인(34.6%)과 알바생(39.9%)은 ‘경제적 여유’를 꼽았다. 반면 취준생은 압도적인 응답률로 ‘취업’(68.8%)이 꼽혔다.

전체 응답 순위에서는 ‘취업·이직’(41.1%)이 ‘경제적 여유’(34.6%)를 누르고 성인남녀가 가장 바라는 소원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가족들의 건강’(19.3%), ‘운동·다이어트’(15.1%)와 ‘연애·결혼’(15.0%), ‘자기계발’(14.7%), ‘여행 등 여가생활’(10.1%), ‘내 집 마련’(9.8%), ‘투잡·수익창출’(9.5%) 등이 뒤를 이었다(*복수응답).

특히 성인남녀 중 89.3%는 ‘해마다 세우는 단골 새해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그룹 별 분석 결과 ‘단골 새해계획이 있다’는 답변은 직장인이 91.3%로 가장 높았고 알바생과 취업준비생 그룹은 88.2%로 집계돼 동률을 이뤘다.

성인남녀들이 해마다 세우는 단골 새해계획 1위는 ‘운동·다이어트’(56.3%)였고 2위는 ‘저축·재테크’(28.7%)가 차지했다. 이외에도 ‘취업·이직’(23.9%), ‘여행 등 여가생활’(14.2%) 등도 성인남녀들이 해마다 세우는 단골 새해계획으로 꼽혔다(*복수응답).

하지만 많은 이들이 새해계획을 세우더라도 계속 실천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324명을 대상으로 ‘새해 결심’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9%가 ‘2020년 새해 결심을 계속 실천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결심을 실천하는 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게으름·나태함’을 꼽은 응답이 5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31.9%), ‘지인들의 유혹’(8.4%), ‘목표 의식 부재’(5.2%), ‘시간 부족’(0.5%) 순이었다.

반면 ‘2020년 새해 결심을 계속 실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응답은 41.1%로 집계됐다. 이들은 새해 결심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목표에 대한 절실함을 가진다’(43.6%)를 1위로 꼽았다.

또한 ‘목표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를 마련한다’(23.3%), ‘자신의 결심을 주변 사람에게 알린다’(15%) 등의 답변이 뒤따랐다.

‘지금까지 새해 결심을 대략 몇일 정도 지켰나’라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3명이 ‘3일 이내’(32.1%)라고 답했다. ‘하루도 지키지 못했다’는 의견은 20.7%로 나타났고 ‘30일(한달) 이내’ 18.8%, ‘7일(일주일) 이내’ 14.8%, ‘6개월 이내’ 5.9%로 조사됐다. ‘끝까지 지켰다’는 답변은 2.5%에 그쳤다.

지난 1일 광주 남구 금당산에서 열린 ‘기해년(己亥年) 새해 소망 해맞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새해 소원을 적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일 광주 남구 금당산에서 열린 ‘기해년(己亥年) 새해 소망 해맞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새해 소원을 적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인생을 바꾸는 것은 결심이 아니라 ‘실천’이다

인간은 현실에 삶에 만족하지 않고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려간다.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지만, 그러나 모든 사람이 성공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저런 결심을 했다가 며칠도 못가서 흐지부지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실패할까 봐’라는 이유로 도전을 꺼려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의를 실천하는 것이 힘든 이유는 그 결심이 대부분 우리의 ‘습관’을 바꾸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습관은 좀처럼 바꾸기 어렵다.

특히 공부나 금연, 금주, 다이어트 등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습관들은 단순히 결의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할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일’부터 실천하겠다고 말한다.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부터 진짜 다이어트 할거야’하는 식이다.

하지만 ‘내일부터’의 결의는 그저 마음의 위안일 뿐이다. 수많은 작심삼일이 존재하는 진짜 이유는 닫혀버린 헬스장도, 매일 야근도 아닌 ‘오늘’의 나태를 합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모든 이들에게 하루 24시간, 1440분, 86400초가 똑같이 주어지는 가운데 성공은 많은 ‘오늘’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각오나 결심이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해라. 오늘부터 그리고 지금부터.

그리고 한번 지키지 못했다고 좌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두 번의 작심삼일은 지극히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 더딘 것을 염려하지 말고 멈출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삶은 그렇게 작은 결심들과 도전, 실패와 성공들로 채워진다. 꾸준히 목표행동을 실천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던 행복, 기회는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